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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하지 않고 할 일을 찾는다
수리산 터널, 안골 이야기
 
수리산제2터널을 둘러보며 드린 생명평화 기도회.

 

 
2018년 한 해 안산 세월호를 시작으로 길벗들과 많은 곳 함께하며 해원의 기도를 드리고 생명평화가 곱게 울리기를 염원했어요. 2019년을 맞이해 군포 지역에 해원이 필요한 두 곳에서 1윌 19일 흙날 아침 기도순례했어요. 아픔이 있는 수리산 터널과 국토부의 고시를 통해 개발계획이 발표된 군포시의 마지막 남은 허파같은 땅, 안골이에요.
 
속달동에서 수리사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올라가 수리산 제1터널이 보이는 곳에 이르렀어요. 수리산 터널은 2011년부터 지역 주민들이 수원-광명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격렬하게 싸웠던 곳이에요. 그러나 결국 수리산은 커다란 구멍이 뚫렸고 2016년 수리산 제1, 2, 3터널은 준공되었어요. 수리산 제1터널은 1,749미터, 제2터널은 무려 2,998미터, 제3터널은 908미터예요. 산을 꽤 올라왔는데 엄청 큰 차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어요. 이곳에 살았던 생명들이 길을 잃고 집을 잃고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목숨을 잃었겠구나, 아픈 온 생명 마음에 품고 함께 기도했어요. 인간의 악함이, 욕심이, 산을, 산에 사는 온 생명들을 아프게 하고 병들게 했구나, 산에 사는 모든 생명들은 매일매일 이 소리를 들으며 살겠구나 생각하니 정말 미안했어요. 얼굴을 들 수가 없었어요.
 
안골은 생태공부하며 나무, 풀 만나러 처음 갔었는데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다 할 정도로 시골마을이었어요. 논과 밭이 그대로 있었어요. 정말 고향에 내려온 듯한 그런 정취를 느낄수 있는 곳이었어요. 이곳이 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갈아엎어져 높은 고층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에요. 군포시 전 시장이 삼성마을, 부곡, 송정지구 등 계속 개발을 진행했었고 마지막 남은 땅이 대야미 지역인데 이곳도 2017년 10월 국토부에서 개발계획 고시를 했어요. 지난해 7월 토지사용계획도 고시되었답니다. 겨울에 지장물조사한다며 토지소유주들과 옥신각신하고는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군포시는 밀어붙여 보상가를 책정하고 협상할 거예요. 몇몇 분이 모여 ‘수리산 대야미의 내일을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고 개발계획 반대운동을 하고 있어요.
 
저는 아이를 키우며, 미세먼지가 매년 심각해지는 것을 몸으로 겪으면서 환경과 자연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런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일상을 더 잘 살고 싶어 더 정성스럽게 분리수거도 하고 텃밭도 정성스럽게 가꾸고 플라스틱도 안 쓰려고 노력하고 대야미개발 반대운동도 함께하고 있어요. 한번 훼손되면 복원되기 어려운 자연인데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체념하지 않고 할 일을 찾고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에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안골 어귀에 서서 평온하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그 땅을 바라보며 침묵으로 염원했답니다. 자연과 함께 하나 되기를, 작은 생명과 하나 되기를.
 
송향미 | 군포 수리산 아래에서 육아하고 바느질하며 장구도 치고 신명 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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