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보다 재밌는 그분은 삶 한가운데 자리 잡고 우리의 대화, 밥상 나눔의 중심을 잡아주신다. 우리가 침묵할 때조차도 그분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시며, 낮선 이들조차 함께 웃고 우는 관계로 이어주신다. 그분의 이름은 '텔레비전'.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바보상자. 사람들을 하염없이 정신줄 놓게 만드는 요물이기 때문이다. '그분'을 놓아 보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을 사람들 다섯, 아니 여섯 명이 2월 13일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좌담회에는 진영과 대영 부부, 두 아이의 아빠들 형우와 재일, 그리고 여성공동체방에서 생활하는 유리 님이 참석했다. 아람이네 부모, 대영과 진영 님은 신혼 혼수로 텔레비전을 장만했다. 되도록 큼직하면서 얇아서 벽에도 걸리는 최신 유행하는 놈으로 구입했다. 부모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