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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맞이하니 비로소 한 해 넘어간다
하루찻집 열린 날, 직장동료 초대한 이야기


연말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는 소식 중 하나는 ‘하루찻집’이 열린다는 것이다. 공부를 권하고 싶은 벗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공동체로 지내는 일상을 소개하려 가까운 이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나는 일터 동료 기홍 님과 두 돌 지난 아들 석준이를 초대했다. 입사동기로 같은 팀은 아니지만 종종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인데, 일전에 기회가 되어 마을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길게 나눌 시간이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자연스레 마을로 지내는 삶에 궁금함이 생겼던 것 같다.

12월 8일, 기홍 님과 두 돌 조금 지난 석준이를 맞이했다. 마을밥상 입구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석준이는 평소 사람을 좋아하고 잔치처럼 북적북적한 곳에서 더 신나게 지낸다는 아빠 말처럼 이내 경계심을 풀고 제집처럼 편하게 밥을 먹었다. 밥상에 있던 이모삼촌들도 석준이를 환대하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밥을 먹은 기홍 님, 석준이를 마을찻집 고운울림으로 안내했다. 고운울림 앞에는 큰 연못이 있다. 석준이는 꽝꽝 언 얼음과 얼음 아래 물고기 탐험에 정신이 팔렸고, 마칠 때는 집에 가기 싫다며 아빠에게 투정을 부리고 끝내 울음을 보이기도 했다. 기홍 님은 마을에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는지 나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마을이 만들어 온 삶의 양식, 살아온 삶을 성실하게 답하다 보니 꿀초와 짚풀살림살이, 하늘땅 절기달력,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사진전은 미처 소개를 못해 아쉬웠다.



마을 사람들이 시작한 공방인 ‘밝은공방’이 고운울림 실내를 아름답게 꾸며주었고, 하늘땅살이 절기달력은 한 해 공부한 반짝이는 내용들을 알차게 모아서 묶여졌다. 한 해 동안 우리 땅과 이웃나라 땅을 밟으며 지나온 순례 기억을 빛그림(사진)에 담아 다시 보니 다녀간 한 자락 한 자락의 기억이 차올라 떠오르기도 했다. 올해 하루찻집은 마을밥상에서 식사를 하고, 가까운 마을찻집에서 진행되어 초대한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의 일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욱 고맙다. 기홍 님은 날이 따뜻해지면 석준이와 다시 마을에 놀러오기로 했다. 곧 있을 혼인잔치에 초대를 하고 싶다. 반가운 얼굴 만나고 손님들 맞이하니 비로소 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이신우 | 해외영업 4년차 직장인. 최근 아빠가 되어 육아휴직하고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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