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명의 어우러짐이 마을로
대구 안심마을을 만나다
대구 안심동에 위치한 안심마을은, 어린이날 행사를 통해 뜻 모은 이들이 마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어린이도서관과 방과후학교, 생협과 찻집 같은 다양한 협동조합, 마을기업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자라는 어린이집과 공동육아협동조합도 있고, 모든 마을기업에서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었어요.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장애인들과 어우러지는 삶을 일상으로 경험하고 관계를 쌓아갑니다. 마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묶는 ‘장애’라는 요소가 있지만 그것으로 주목되지 않고 장애/비장애가 아닌 그 생명의 어떠함으로 인식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생협의 필요가 떠오를 때 마침 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청년의 이야기 들으며 제가 인수동 마을밥상에서 일하게 되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마을식당 ‘동네부엌’에 혼자 와서 밥 먹는 이 곁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인심 좋은 사장님 모습, 4살 때 포대기에 싸여 왔던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 한 생명과 같이 사는 무게를 몸으로 살아낸 이들이 지니는 맑음 앞에 잔잔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내 할 바를 다 할 뿐, 이후는 그 다음 세대의 몫이라는 겸손한 마음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깊은 염원이 느껴졌습니다. 생명의 어우러짐에 주목하는 마을들이 더 늘어가길 기도했습니다.
김주희 | 올해 서울에서 홍천으로 터를 옮겨 농사짓기 시작한 초보 농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