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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나는 강, 미안하고 고마워
4대강사업으로 오염되었던 낙동강에서 놀라운 자연 정화능력을 보다


“집 주변에 자주 가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새 둥지가 있어요. 오늘 아침에도 새들이 ‘짹짹’거리며 우는데, 그게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 평소에도 자연으로부터 힘을 많이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정수근 선생님이랑 밥 먹으면서 짧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작은 생명의 소리에 ‘격’할 줄 알고, 그 소리로 힘을 얻으셨다는 선생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물은 점점 썩어갔고, 강과 더불어 살던 생명들이 죽어갔습니다. 수질을 개선하고, 자연을 위해 애쓰겠다던 4대강사업의 구호와는 정반대로 강은 병들었습니다. 그런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강에 꾸준히 나가 강의 변화를 기록하고, 이 문제에 관심 가지고 열심히 싸워온 정수근 선생님을 삼일학림 학생들의 순례길에서 만나 이야기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수근 선생님은, 낙동강과 지천으로 이루어진 물줄기 사진을 보고 인체의 혈관처럼 강은 국토의 혈관과 같다고 생각하셨어요. 4대강사업은 그 혈관을 막는 것이라 생각해서 운동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이미 산업화로 오염된 낙동강을 식수로 쓸 수 있었던 것은 모래와 습지 덕이었어요.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이를 다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녹조현상’이 발생했고, 강이 흐르지 않으니 바닥은 썩은 뻘로 변했으며, 강에 살던 많은 생물들이 사라져갔습니다.

정권이 바뀌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실시됐고, 수문을 개방하기로 결정하였지만, 농사에 쓸 물이 적어진다는 주민들 반대로 6월에 ‘찔끔 개방’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찔끔 개방’으로 수문만 열었는데도 이른 시간에 강이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새들과 무려 수달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생태계 복원을 위해 더욱 수문 개방을 원하고 있습니다.

정수근 선생님이 활동하시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현장소식과 결과가 많이 알려지지 않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도 시작하고 기자회원으로 기사를 직접 올리면서, 덕분에 4대강의 진실이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대구 달성습지의 생태탐방로 공사 반대운동과 낙동강 상류에서 화학폐기물을 배출하는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이전 요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생동중 들살이 때 금강을 다녀온 뒤, 4대강사업이 진행되었던 다른 강들 상황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낙동강을 보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세한 상황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찔끔 개방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강이 이른 시간 안에 회복되었다는 말씀이었어요. 굳이 인간이 인위적으로 자연의 흐름을 바꾸지 않아도 자연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 그럴 수 없도록 막았던 인간들 욕심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강물들이 맑았던 원래 모습을 다시 되찾아갔으면 하는 소망이 듭니다.

하님 | 삼일학림 2년 차. 행복하게 살고픈 학생입니다.
규민 | 삼일학림 2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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