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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주화운동 발자취를 따라
가톨릭센터 지나 보수산 정상 민주공원, 그리고 책방골목과 중부교회까지


부산지역 민주화운동을 품고 있는 부산 중구 보수산. 여기서 처음 마주한 곳은 가톨릭센터였습니다. 이곳은 천주교 부산교구가 운영하는 문화센터인데, 87년 6월 민주항쟁 중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개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농성을 벌이던 학생과 시민들을 천주교회와 국제시장 상인들과 부산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하였습니다. 가톨릭센터의 농성은 부산의 6월항쟁이 광범위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항쟁으로 이어져나가는데 구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당시 최대 만 명의 시위대가 가톨릭센터 앞으로 지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고 합니다. 글로만 읽었던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뭉클했습니다.

가톨릭센터를 지나 보수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보수산은 걸어 오르기에는 꽤나 멀고 가팔랐습니다. 그렇게 가파르고 높은 산에 마을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많은 비가 내렸는데, 빗속을 뚫고 보수산 정상에서 다음으로 마주한 곳은 민주공원이었습니다. 민주공원은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항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부산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각 그곳에서는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김진향 님(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강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그곳에 참여해 강의를 들으며, 독립항쟁과 민주항쟁과 통일과 평화운동은 모두 한 맥락의 운동이라는 것을 깊게 느꼈습니다.

보수산을 내려와 책방골목과 중부교회를 마주했습니다. 책방골목에는 작은 책방들이 옹기종기 다양한 모습으로 모여 있었습니다. 책방골목을 따라 걷다가 오른쪽을 보니 가파른 계단 옆으로 중부교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부교회 안에 들어갔습니다. 교회 안에는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옛 사진들이 벽에 걸려있었습니다. 중부교회는 작고 오래된 교회였지만, 기품이 흘렀습니다. 이 작은 교회는 부산 민주화운동에서 인력을 키우고 공급하는 원천으로서 민주항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부산민주항쟁에 중요한 역사적 장소들을 순례하며, 그 소중한 삶의 실천을 배우며, 이땅의 평화와 하나됨을 위하여 더 간절히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권상원 | 강원 속초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속초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해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에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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