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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무, 동그란 무, 달랑무
도토리어린이집, 귀하게 이어온 토박이 무로 깍두기 담갔어요


1
홍천마을에서 귀하게 이어온 진주대평무 씨앗을 흙에 심으며
작은 씨앗이 자연의 품에서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랐던 마음.
그 마음대로 무와 배추가 꿋꿋하게 자랐습니다.

길쭉한 무, 동그란 무, 작디작은 무...

생김새는 다르지만 싱싱함은 같습니다.

그중에 제일 실하고 튼튼한 무, 배추 세 개씩 골라 신문지로 잘 싸서 땅에 파묻어요.

선생님 : 왜 묻을까?
어린이 : 멧돼지 밥 줘요! / 좋은 흙 되라고? / 겨울 따뜻하게 나라고!
선생님 : 응, 맞아! 겨울 나고 다시 파서 뭐하지?
어린이 : 먹어요!
선생님 :하하하, 겨우내 먹자고 묻어놓기도 하지만 우리는 씨 받으려고 묻어놓는 거야. 오는 봄에 파서 다시 흙에 심으면 따뜻한 날씨에 꽃대가 올라와. 꽃 피고 꼬투리 맺으면 씨앗을 살살 모아. 그러면 내년에도 맛난 무 또 먹을 수 있지!

돌고 도는 하늘땅살이, 참 재미나요. 무야, 배추야, 겨울 따스히 보내렴.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


어린이들 힘 모아 뽑은 무 배추, 하나씩 어깨에 걸머지고 도토리집으로 돌아와서...

2
민들레방, 둥굴레방 한데 모여 깍두기를 담갔어요.


♬ 텃밭에 열무야 얼갈이 배추야
맛나게 컸구나 김치 담그자
먹기 좋게 썰어서 소금 팍팍 뿌리고
축~ 축 숨죽으면 맛난 양념 해줄게

마늘 고추 콩콩 찧고
양파는 반달 썰고
파는 어슷 썰어놓으니
눈물 콧물 다 나온다

멀건 찹쌀죽에 액젓으로 간해놓고 고춧가루 뿌려놓으니
고운 얼굴 살아난다 -
달달한 매실 배즙 안 들어가면 섭섭하지 ♪

‘김장노래’ 부르면 깍두기 만드는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작은 손으로 조심조심 썰고.

소금을 더 넣을까? 이만큼이면 괜찮을까?
모두의 생각을 모아 맛있는 양념도 만들고.
한데 모아 휘휘 저어 맛을 냈습니다.


과연 어떤 맛일지...

한 조각 콕 집어 먹어 보았어요.

“맛있어요.”
“달아요.”
“짭짤하고 써요.”

‘깍두기는 무 맛’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준 고마운 시간, 깍두기 만들기 수업이었어요.


정리 : 윤세희 | 공동육아 도토리집에서 어린이들과 매일 숲으로 산으로 산책 다니며 신나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년. 눈 오는 요즘은 언덕 장판썰매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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