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도토리어린이집 7월 풍경]
"물속에도, 땅속에도 생명이 있어요"
쓰러진 밤나무 탐험하고, 누름꽃 초대장 만들고, 자기 모습 그리고...


긴 비 내린 날, 숲속 밤나무가 쓰러졌어요. 산책 가서 쓰러진 밤나무 속 샅샅이 살펴보고 올라타 보기도 해요. 산에서 내려온 물줄기 따라 계곡물에 발도 담가요. 쏟아지는 폭포수에서 물살 버티며 미끄럼도 타고 머리도 감고 빨래도 하고요.


하지 절기를 지나던 날, 동지를 내다보는 날이 있었지요. 봄에 부지런히 말려 둔 누름 꽃으로 동지에 있을 마무리 잔치에 초대할 사람들을 떠올리며 엽서를 만들었어요. 저마다의 초대장에 제목도 붙여주고요.


도토리집 마당에도 다양한 꽃이 피었어요. 그중에 봉숭아꽃과 잎 따다가 봉숭아물을 들였어요. 꽃과 잎을 콩콩 찧어 작게 뭉친 뒤 손톱 위에 올려 비닐로 감싸고 실로 묶어주어요. 오물조물 손놀이 시간에는 자기 모습이 담긴 사진의 반을 오린 뒤 종이에 붙이고 다른 반쪽 얼굴을 자유롭게 그렸어요.


[마을초등학교 7월 풍경]
온몸으로 만나는 여름
물속 동물 탐험, 여름 들살이, 밭과 나눈 마음들


여름날 동물탐험 수업시간에 물속에 사는 동물을 공부해요. 물속에도 숲이 있어요. 그곳에도 나무가 있고 풀이 있고 곤충과 동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어요. 물을 맑게 지켜주는 중요하고 소중한 일꾼들, 가까운 냇가에서 물 속 생명들을 찾아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꼬물꼬물 다슬기도 보이고 작은 물고기들이 쏘다녀요.


온 몸으로 만나는 여름들살이. 나흘 동안 남양주 산돌학교 터전에서 함께했어요. 축구, 배드민턴, 농구 경기로 땀 흠뻑 흘리고, 계곡에서 물놀이 하고, 함께 나눠 먹는 새참은 그야말로 꿀맛이지요.


주말동안 많은 비 내려서 텃밭에 있는 작물들 떠올라 걱정했어요. 하늘땅살이 수업시간, 텃밭에 도착하면 가만히 밭 둘레에 앉아 흙과 작물들, 땅 속 생명들과 마음 나누어요.

"검은대왕콩에게 ‘잘 지냈어? 내가 너를 계속 못 만나서 미안해. 그리고 계속 비 오고 천둥도 칠거야. 그래도 나 생각하면서 잘 지내. 그리고 안 무서웠어? 나중에도 무서울 거야. 그래도 잘 참고 자라’고 했다."


"얼룩강낭콩, 앉은뱅이 강낭콩을 거두었다. 거두기 전에 마음나누기를 했다. ‘얼룩강낭콩아. 오늘 너 콩깍지 딸 거야. 아파도 참아.’ 그랬고, ‘메주콩아, 잘 자라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자라줘.’ 라고 해줬다. 그리고 콩깍지를 땄다. 따는 게 참 재밌었다."

앉은뱅이 강낭콩 수확도 하고 ‘흙’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고 느낀 점도 나눴어요.


"곤충들이 땅에게 이로운 일을 해준다. 나는 곤충들을 아무 생각 없이 죽이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야겠다. 또, 균들은 막 가다가 다른 종류의 균과 만나면 딱 멈추는 게 신기했고, 나도 다른 사람을 막 넘어서려는 욕심을 버려야겠다."

"평소엔 그냥 갈색의 부슬부슬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만, 흙이 없으면 많은 생명들과 사람도 잘 살지 못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흙 한 알갱이에도 수많은 생명이 살고 흙에서 생명이 움트는데 흙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왔다. 이제부턴 흙도 생명을 대하듯 해야겠다."

아이들세상 지면 정리 | 천다연


뉴스편지 구독하기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tal :
  • Today :
  • Yesterday :

<밝은누리>신문은 마을 주민들이 더불어 사는 이야기, 농도 상생 마을공동체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