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 아미산자락에 있는 서석마을. 태어난 지 70일 된 어린 아가부터 할머니할아버지들까지 350여 명이 모였습니다. 서석에 사는 사람들만 모인 게 아닙니다. 서울 인수동과 군포 대야미, 홍천 서석 등지에서 저마다 마을 이루어 밥상에서 함께 밥 먹고, 아이들 함께 기르고, 함께 일하며, 서로 살리는 삶 배워가는 이들입니다. 주말이면 홍천 검산리마을로 와서 땅을 살리는 농사(하늘땅살이), 몸을 살리는 집짓기(생태건축)를 하며, 평소 안 쓰던 근육 움직여 구슬땀 흘리기도 하고, 성인과 청소년이 함께 공부하는 삼일학림 학생으로 공부도 하지요.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농도상생마을공동체를 일구는 이들의 한가위 잔치였습니다.
어떤 유명한 곡도 한 마을 벗이 하면 어떤 예능인보다도 더욱 울림이 있습니다. 아이 낳고 기르는 동안 우리 소리에 푹 빠져 민요와 판소리를 갈고닦으며 마을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도 가르쳐온 이가 춘향가 한 대목을 뽑아냈습니다. 듣는 이가 다 속이 후련해지는 우렁찬 목소리에 추임새가 절로 나왔지요. 홍천 서석 청량분교에서 함께 배우고 자라가는 어린이들은 주말마다 신나게 보내던 노래와 몸짓 시간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와, 특별한 공연 아니어도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홍천 밝은누리움터 삼일학림에서 노래 만들고 부르는 동아리 ‘우아해(우리는아침에뜨는해다)’는 삶을 담아 지은 창작곡들을 불렀습니다. 서석마을에서는 이미 여러 창작곡들이 알려져 있어 객석에서도 따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요. 이번 무대에 서고자 몇 주 전에 꾸려진 아카펠라모둠도 있었습니다. 인수마을 젊은이들과 서석마을 젊은이들이 홍천과 서울을 오가며 틈틈이 만나서 연습한 것이지요. 저마다 다른 지역에 터해 살고 있어도 마음 모아 언제든 함께 일 꾸밀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은 밝은누리움터 풍물패의 웃다리 사물놀이였습니다. 밝은누리움터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더불어 사는 배움의 숲입니다.
한가위를 맞아 서석에서 열린 밝은누리 한마당 잔치는 이후에도 나흘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4일 ‘농촌과 도시가 함께하는 고운울림 문화예술잔치’ 뿐 아니라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실력 발휘 운동회도 하면서 마음껏 뛰놀기도 하고, 쉼을 얻는 시간들로 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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