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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있는 대화 - 치유와 상담]
도시문명의 마음병 씻어주다
그 사람이 지닌 씨앗을 믿고 성장을 돕기


열방공동체는 상담으로 사람들의 마음병을 발견하고 치유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공동체이다. 상담소를 연 지 벌써 15년이 되었다. 열방공동체 이한욱 대표님이 ‘치유과 상담’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진행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치유와 상담’이라는 주제를 선택해서 들은 이유는 구체적인 필요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공부하고, 먹고, 자고, 살고 있는데, 좋은 마음 그대로를 대화하며 잘 주고받고, 마음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잘 돕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문명으로 마음 병들어가는 생명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걸 보며 치유하는 소통 능력 키우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여한 사람들은 열다섯 명 남짓 되었는데, 모두 돌아가며 하는 일과 강의를 선택한 이유를 나눴다. 모두 소개하는 사람에게 집중했고, 선생님도 밝게 반응하며 많이 격려해주셨다. 그러다보니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어느덧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한 시간이 흘러 소개가 마치자 선생님은 이렇게 소개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듣고, 평가하거나 조언하지 않고 공감하며 들었기 때문이라 하셨다.


마음에 남았던 두 가지 이야기 중 한 가지는 ‘상담은 기술이고, 기술이 자리 잡고 체화되면 자기 성품이 된다’는 것이었다. 듣고, 말할 때 진심 담아도 방식이 서툴면 오해가 생겨, 오히려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마음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고 경험하면서, ‘상담’ 혹은 ‘대화를 지혜롭게 하는 것’이 기술이라는 점, 연습과 공부로 터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반면, 그 기술이 쌓이면 성품이 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곧장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야기 들으면서 치유 대화에서 상대방을 먼저 헤아리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걸 주목했다. 그런 자세를 계속 연습하고 상대방을 중심에 둔 마음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축적이 되다보면, 다른 사람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성품으로 이어지겠다고 이해했다.

마음에 남았던 두 번째 가르침은, ‘모든 사람은 성장할 수 있는 씨앗이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명제이지만, 일상 대화에 연결 지어 실천하는 지점에서 중요성을 발견했다. 누군가의 호소나 어려움을 들을 때, 섣부르게 답을 주려고 하지 않고 정성껏 듣고, 말하는 사람이 자기감정과 생각이 어떤지 알아차리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원하는 게 뭔지 자각할 수 있게 질문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를 유도하는 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유의 방법 중 하나라고 하셨다. 여기에서의 핵심은, 말을 듣는 이가 주인이 되어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말하는 이 스스로의 힘,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씨앗을 믿고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대화라야 말 듣는 이가 교만해질리 없고, 말 하는 이도 수동적으로 머물거나 무기력해지지 않겠다.

이번 주제 대화 시간은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했고, 선생님은 넉넉하고 여유롭게 들어주시며 우리 마음을 물으셨다. 실제로 치유 대화를 시도해 마음 열어 자신의 어려움을 나누고 개운한 마음으로 정리된 이도 있었다. 공동체로 살며 마음이 회복되는 대화를 경험한 적이 많다. 그 경험 통해, 치유가 있는 대화는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기본으로 한다는 걸로 정리했는데, 그것이 상담 기술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걸 발견했다. 공동체로 살면서 답답한 소통, 화가 쌓이는 대화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 있는 그대로 주고받는 대화가 많아지고, 그 지혜가 쌓이고 전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길서영 | 배움꽃 움트는 곳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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