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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계로 사는 게 치유의 시작입니다"
공동체성 깨진 곳, 그 치유와 회복 돕는 라파공동체

충북 옥천에 있는 라파공동체는 '중독 치유 공동체'다. 라파공동체를 시작한 윤성모 목사는 17년째 알코올중독자 치유 활동을 해왔다. 그가 섬기고 있는 사랑과섬김의교회에 한 알코올중독자가 찾아오면서, 그분을 통해 알코올중독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알코올, 도박, 게임, 성, 마약, 쇼핑 등 중독자는 수백만에 달한다. 윤성모 목사는, "중독은 현대에 와서 기승을 부리는 신종 현대병"이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공동체성이 파괴되는 곳에서 중독은 발병한다"고 했다. 참된 공동체성을 잃은 지금 시대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윤성모 목사에게 중독자 치유를 위한 공동체 삶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중독자들은, 인생에서 강도 만나 모든 걸 빼앗긴 피해자들과 같습니다. 이렇게 된 게 너무 억울하고, 자기를 이렇게 만든 이유가 분명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중독자 스스로 잘못을 보는 게 안 되는, 그 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중독의 뿌리에는 결핍이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 비슷한 알코올중독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잘하면 남편이 변할 거야’와 같은 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중독은 사랑하는 사람을 정신적으로 착취하기도 하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병’입니다.

조절할 수 있으면 중독이 아닙니다. 조절할 수 없으니까 끊어야 하는 것입니다. 양이나 횟수 문제가 아니라, 조절할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입니다. 알코올중독자들의 소원은 조절해서 마시는 것입니다. 할 수 없는데 하려는 걸 조절 망상이라 합니다. ‘냉정한 사랑’이 중독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마시고 싶다’는 마음을 무의식에 남겨두면 언젠가 또 마시게 됩니다.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요? 중독자 안의 ‘성인 아이’를 치료해야 합니다. ‘자기’를 찾아주는 과정입니다. 재밌게 놀 때 ‘자기’가 형성되고, 사랑 받을 때 이게 나구나 알게 됩니다. 중독자들이 전에는 받지 못했던 칭찬, 사랑, 수용의 단계를 거쳐서 ‘자기’감이 형성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중독의 시작은 역기능 가정 안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는 많은 교회들도 역기능 상태라는 것입니다. 중독자들은 교회에서 ‘저 사람들이 나를 가족으로 대하지 않는구나’ 느끼고, 관계 속에서 치유를 맛보지 못하고 무수히 떠나갑니다. 기독인들이 하나님 뜻을 잘 안다면서도 강도 만난 이웃의 마음을 그렇게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온 아픔이기에 우리는 그 사람의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공동체성의 회복되어야 합니다. 정부도 시도했지만, 나는 관리자고 너는 환자라는 구도의 시설에서 몇 명 고쳤다 하는 성과 위주, 목표 중심적인 논리로는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24시간 함께 거주하는 공동체에서 보이는 사람과 살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이선아 | 서울 인수동에서 공동체방 '햇봄'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일주일에 한번 마을밥상에서 밥도 짓습니다. 쉬는 이 시간, 마을에서 나의 몫을 찾아가는 시간으로 삼고 조금은 여유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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