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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

5월 9일 아이 손을 잡고 북녘 땅이 아스라이 보이는 임진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겉옷을 벗 겨준 햇님은 점점 뙤약볕으로 바뀌었습니다. 바퀴의자(휠체어)에 앉은 이, 뒤에서 밀어주 는 벗도 있었고, 중국에서 자라나 조국을 알고자 찾아온 동포, 우리말을 아주 잘 쓰는 일본 젊은이도 만났습니다. 미얀마 수녀님들도 함께 걸었습니다. 인적 없는 초평도 고요한 숲을 바라보며 우리 마음이 향한 곳은 다 같았겠지요. 갈라진 땅을 걷는 것만으로도 낯선 이를 만날 수 있고, 멀어진 이에게 다가갈 수 있던 순례였습니다.

식민 36년 분단 70년, 멍들고 찢겨진 한반도는 여전히 아픕니다. 우리 사회 갈등과 반목의 뿌리를 찾다보면 분단이라는, 해결되지 못한 역사적 과제가 있습니다. 나 하나 살기 바쁜 시대에, 우리 민족이 본연의 자기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고질병 같은 분단의 사슬을 끓어낼 수 있도록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요. 여러 정부를 거치며 통일정책에 관여해 온 한완상 적십자사 전 총재는, 남북이 같이 망하지 않고 공존공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습니다. '이웃 사랑'에 더한 '원수 사랑'을 실천하는 게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했습니다.

젊은이들과 남북 접경지대에서 '평화와 화해의 순례'를 함께해온 신한열 수사님에게 떼제 공동체의 정신을 물었습니다. 매 주 수천 명씩 찾아오는 세계 젊은이들이 자기 삶의 자리에 서 화해와 일치의 기도를 이어가도록 독려해주고 있는 곳입니다. 분열과 경계를 넘어 모두 가 화해하고 환대받을 수 있는 그 중립지대로 초대하는 게 떼제 정신인 듯 했습니다.

마을신문은 홍천생명평화마을 가까이에 있는 좋은 이웃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강원지역 에서 YMCA 활동을 펼쳐온 신덕진 홍천청소년수련관장이, 청소년들에게 자기가 나고 자란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을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는 이야기에 응원을 보태며 5월 마을신문 문을 엽니다.

최소란 | 살아가는 만큼 글 쓰고 , 글 쓰는 대로 살아가고픈 마을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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