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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

2008년 9월 <아름다운 마을> 창간호는 마을 골목길에서 웃음 띤 얼굴로 마주치게 되는, 폐지 줍는 할머니 모습을 표지로 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줄곧 마을을 일구는 여정에서 만나는 여러 이웃들 이야기를 나누며, 어디서든 봄기운 가득한 땅 힘 딛고 올라오는 푸성귀처럼 반갑고 신기했습니다. 삼천리금수강산에 퍼뜨려진 생명과 평화의 씨앗이 흙을 만나 싹이 움터오는 곳마다 올해 더욱 발로 뛰어 찾아다니며 희망을 증언하는 마을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2006년 인수마을로 찾아오신 원경선 선생님이 2013년 1월 별세하신 이후, 당신이 살아온 삶에서 배울 점을 언젠가 마을신문 지면에서 다시 풀이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정농회 40년 역사를 훑어보며 선생의 실천과 정농회 창립정신이 많이 중첩되어 있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생명을 보지 못하는 이 시대에 그 가르침은 여전히 쩌렁쩌렁 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번 [만나보기 – 정농회]를 필두로, 근성있게 신념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지역 농부들의 흙 묻은 이야기들을 발굴해가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검푸른 바닷가에 우리 아이들 얼굴이 고요히 잠긴지 꼭 일년, 무엇이 달라졌나 돌아봅니다.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그러나 배를 버린 선장처럼 책임지지 않는 죽음이 너무도 많아졌습니다. 전경차벽으로 소통이 거부당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불신과 냉소를 키워가지 않을 수 있을까요? 도무지 보이지 않는 변화를 향해 말없이 광장을 밝히는 촛불처럼, 진실을 기억하고 우리 안의 장벽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5월에 열리는 평화와 화해의 순례를 통해 막힌 장벽을 뚫고 살아갈 힘을 얻길 기대합니다.

최소란 | 살아가는 만큼 글 쓰고, 글 쓰는 대로 살아가고픈 마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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