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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한 피붙이, 아집을 버려야"
문명 전환과 생태 위기 시대의 신학


지난 2월 9일 2015 공동체지도력훈련원 겨울연수회에서 김준우 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은 '문명 전환과 생태 위기의 시대'를 진단하며, 이 시대에 요청되는 삶의 자세에 대해 강의했다. 먼저 지구 전체의 기후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여러 관찰된 결과들을 토대로 들려줬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열대야가 지금은 열흘 미만이나 2071년 이후에는 72일이 되며, 2014년에 2주 빨리 핀 벚꽃은 조만간 한 달 두 달 빨리 피고, 세계적으로 위도 30~40도의 곡창지대가 건조지역으로 바뀌고, 스페인의 국토 1/3이 사막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50년에 걸쳐 식량생산이 1/3로 감소합니다. 모든 문명은 최고 정점에 도달한 뒤 30년 뒤에 몰락하게 되는데, 이것은 모든 자원을 다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메탄가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방출될 가능성이 크고 지구가 섭씨 450도인 금성처럼 되고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2003년 유럽과 인도의 폭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07년 사이클론 시드르,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 2010년 파키스탄 대홍수, 2013년 태풍 하이옌 등이 일어난 것은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한 결과였다고 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65만 년 간 300ppm 이하였는데 2012년에는 400ppm을 넘어섰습니다. 급격한 메탄가스 방출로 2040년대에 섭씨 4도가 상승하리라 예측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금성은 원래 지구와 비슷한 조건이었다가 땅속 이산화탄소 방출로 섭씨 450도에 이르게 되었다. 지구는 금성을 닮아가고 있는데 땅에서 이미 방출되기 시작한 메탄수화물이 현재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이 장전되어 있고, 평균기온은 섭씨 100도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 자기에서 지구적 자기로

김준우 소장은 미국에서 해방신학을 공부하다가, 상위 20퍼센트의 소득은 점차 늘어나고 하위 80퍼센트의 소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 눈에 들어오자 생태계문제로 공부의 방향을 틀었다. 어느 관점에 서서 학문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고, 또한 아마존에 2,500곳이 넘게 화재가 발생했는데 미국 어디에서도 보도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기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기후, 지구 문제가 내 문제가 된다.

김 소장은 지구에 있는 나라들이 일시적 재난에서는 이웃 간에 연대하나 기후 변화처럼 장기적 비상사태에서는 이웃이 적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 그렇지만, 만물은 한 피붙이이며, 창조와 진화의 영은 식물에서 산소를 만들고, 바닷물을 피로, 애벌레를 나비로 탈바꿈시켰다. 이 세상이 파멸의 길로 치닫는 현실에서 새로움과 질서를 낳는 궁극적 신비의 요소가 현실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600만 명 넘게 죽어가는 현실에서 초월적 존재가 개입하여 독일군을 쓸어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폭력이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 그러나 자기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위의 명제가 진실인 것처럼 보인다. 김준우 소장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인정하는 정직함이 필요하며,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맹신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약한 생명부터 죽어나가는 전 지구적 아우슈비츠체제이며 신생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생태대)가 올 것"이라 전망했다.

새로운 문명을 꿈꾸기


우리가 겪는 이러한 어려움이, 관심이 없거나 혹은 정보가 차단되어서 일어날 수 있으며 또 안다 하더라도 자기파괴적 문명을 욕망하는 것이 현실인데 새로운 문명을 꿈꾸고 전망할 수 있는 신학은 어떤 것인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로 자기 이해를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신학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준우 소장은 생태대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다양성의 원리이며 개미와 달팽이, 개구리, 매미가 지구상에 얼마나 다양한 종으로 살고 있는지 예를 들었다.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 차별이 아니라 차이가 주목해야 할 가치이다. 또한 아메바부터 인간까지 신경조직, 뇌 조직을 발달시켜 주체가 되는데, 이것은 주체성의 원리로서 공동체는 각자가 주체 되도록 세워주는 운동이다. 만물은 상호의존, 상호연결 되어 있다.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해볼 때 인간이 나타난 것은 자정 5초 전에 해당된다. 또한 24만 년 인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해보면 아프리카 지역에서 저녁 6시에 이주하여 밤 10시가 넘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산업혁명은 자정이 거의 다 되어서 시작되었다. 인류가 자신의 역사를 볼 때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문제는 사람이 '에고'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고는 변화를 싫어하며 모든 변화를 거부하는 존재이다. 에고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루지 못하면 어떤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고 나는 선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아집에 갇혀 있으면 에고가 팽창하고 잔인한 인간이 되고 만다. 문명 전환의 시기에 필요한 신학은 초월적 존재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안일한 믿음을 버리고 지금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굉장히 거대한 주제였지만 결국 내 몸과 내 삶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되더라도 내가 믿는 것을 하는 것"이 문명 전환과 생태 위기의 시대에 가져야 할 자세임을 배운다.

김준우 소장은 민중해방 신학을 공부하던 중 환경문제에 눈뜨게 되면서 생명해방신학으로 범위를 확대하게 되고,'우주의 선율에 맞추어 생명의 춤을 추자'는 좌우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자근본주의적, 교리적 기독교의 폭력성을 극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한국기독교연구소를 통해 교회개혁을 위한 연구서들을 펴내고 있습니다.

김준표 | 한몸살이의 신비를 배워가며 일상을 살아가는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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