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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듯 공부하라
배우며 즐기며 수련하는 학림 수업 풍경


# 생태건축
월요일 생태건축 수업, 쉼터(휴게실) 한 채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지으며 함께 배우고 있다. 각자 구상해온 설계도를 보며 어떤 설계로 지을지 함께 결정했고, 요즘은 집의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한참 하고 있다.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지은 구멍가게에서 친구와 마주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자신이 살 집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는 배움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농생활
밭 개간, 장 담그기 등의 실습을 함께하고 서로의 농생활을 나눈다. 사실 매일이 농생활 시간이다. 각자 주어진 밭에서 개별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한 주간 자신이 설정한 시간에 자율적으로 밭에 나가 밭일을 하고 일지를 기록한다. 가끔씩 밥상에선 학생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밥상일을 돕는 모습이 보이는데, 자신이 채취, 수확한 것으로 반찬을 만드는 밥상 실습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밥상에 오른 된장덮밥, 봄나물샐러드는 먹는 이들에게 인기도 좋고, 실습을 한 학생은 밥상의 수고도 알게 되고 생명을 살찌우는 뿌듯함도 느낀다.

# 생활기술

이번 학기에는 전기에너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전기가 생기고 흐르는 원리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기에 대한 이론을 배우며 멀티탭, 전등과 스위치, 차단기 등을 직접 연결하고 설치해보았다. 태양광이나 자전거 등을 이용하여 발전기를 만들고, 생태건축 시간에 짓고 있는 쉼터에 전기를 배선하는 공사를 함께 할 계획이다. 익숙하지 않은 납땜을 하느라 한참을 낑낑거리며 만든 태양광 발전기를 통해 작은 전구에 불빛이 반짝 켜지는 것을 보며, 생활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고 채우는 공부에서 기쁨과 자신감을 맛보고 있는 요즘이다.

# 예술
미술수업에서는 요즘 음영법을 배우고 볕 좋은 날 밖에 나가 자연을 그리기도 한다. 같은 시간, 한편에선 편집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루는 그래픽디자인 수업이 이루어진다. 음악수업이 있는 날이면, 학생들이 책을 보며 골몰히 생각하는 모습이 보인다. 곡을 작곡하는 기본 틀을 세워가는 화성학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기를 들고 학교 이곳저곳을 찍고 있는 학생들이 보일 때는 사진예술 시간임을 알 수 있다. 홍천의 생동하는 모습들이 어떻게 나올까?


# 언어와 수학
영어 읊는 소리가 학림 생활관을 울린다. 단어암기 숙제 분량은 모두에게 절대적이지 않다. 자신이 외울 수 있는 만큼 숙제도 주체적으로 설정한다. 외국어시험 고득점을 위한 비주체적 언어학습이 아닌 소통을 위한 언어를 함께 공부해간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라는 보편적인 언어로 우주를 이해하고 증명하고자 수를 자유롭게 다루는 연산능력을 키워간다.

# 철학수신
수업 시작 10분전, 수강생들은 강의실(강당) 벽면 큰 거울을 향해 서서 춤추듯 지난 시간에 배운 몸수련을 시작한다. 균형이 흐트러진 몸, 굳은 근육들을 풀어 준다. 분리된 의식과 행위의 일치를 이루는 과정이기도 하다. 몸을 풀면서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거나 모둠별로 토론을 하기도 한다. 지식적 습득에 머무르는 공부를 넘어서야 한다. 몸을 닦고, 마음을 수련함으로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중이다.


# 경전공부
주체성과 순종, 사랑과 믿음, 담대함 그리고 침묵. 경전공부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함께 예배를 드리며 성서 속 사건들을 통해 자기 삶을 비추어보고 성찰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기 차례가 오면, 긴장하면서도 텍스트(본문)와 컨텍스트(맥락)에 맞게 지금 자기 삶을 묵묵히 나눈다. 설교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성서를 보는 주체성을 훈련해간다. 또한 말하는 훈련과 소통능력을 키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 학생주도학습
학생들은 '학생 자율 과목'을 스스로 개설하고 공부한다. 해민은 동의보감을 읽고 태권도를 연마하며 몸을 이해하고 수련한다. 주은은 동부·경기민요를 배우고 익힌다. 예진은 포토샵을 공부하며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익힌다. 지영은 동서양 미술을 심화해서 연습하고, 그 역사를 정리한다. 영호는 생명활동을 화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화학 공부를 한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배움이기에 또 다른 즐거움과 재미를 만끽하며 ‘흥’을 내고 있다.

김승권, 김연, 황지영 | 몸과 마음이 분리된 공부의 한계를 자각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삼일학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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