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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움의 숲 '삼일학림' 문 열어
대학입시 편중 극복하는 고등·대학 통합과정

▲ 고등 이후 과정에 대한 학생 집담회와 부모 집담회에 이어 10월 12일 홍천마을 강당에서 열린 삼일학림 설명회.


고등·대학 통합과정 '삼일학림(三一學林)'이 2014년 개교한다. 삼일학림은 아름다운마을공동체에서 참교육과 참신앙의 삶을 일구어온 이들이 함께 세워가는 새로운 배움터다. 고등·대학과정을 통합한 새로운 학제를 통해, 기존 초·중·고등-대학으로 틀 지워진 편제 자체가 만들어내는 과도한 대입 편향 교육의 한계와 상상력의 제약을 극복하는 시도다.

'삼일학림'이라는 이름에는 학교의 교육철학이 담겨 있다. '삼일(三一)'은 인간이 온 생명을 자각하는 가장 원형적인 상징이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와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길과 진리와 생명을 향한 경이로움과 경외심을 품고, 하늘·땅·사람의 조화 속에서 온 생명과 더불어, 생명을 존중하며 평화를 이루며 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학림(學林)'은 학생과 교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어우러져 공부하는 배움의 숲을 뜻한다. 연령과 분과로 분절된 학습을 넘어선 통전적 공부, 추상적 관념과 구체적 삶을 순환시키는 공부, 관념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키고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공부, 삶의 기예(技藝)를 수련하는 공부가 더불어 숲으로 어우러지는 장이다.

삼일학림은 첫째, 생명평화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농생활(農生活) 역량, 둘째, 주체성 안에서 키워가는 창의적 능력, 셋째, 소통하는 능력 육성을 교육 목표로 삼는다. 먹을거리와 살 집을 스스로 해결하고 자기 몸을 돌볼 수 있도록 수련하고 공부하며 삶을 계획하고 주체적으로 살아낼 수 있는 내적 자기규율을 증진시키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다. 또한 학생 각자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교과를 선택하여 공부하면서 잠재된 다양한 창조성이 발현되도록 지원하고 대안적 삶과 문명을 창의적으로 전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과 관계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 연관시키는 능력을 배우고 훈련해가는 게 목표다.

추상적 개념과 구체적 삶 순환하는 공부

삼일학림에서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설정된 학점을 취득하면 학림 과정을 마무리하는 예식을 갖는다. 학년에 맞춘 고정된 과목들을 모두 들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학생이 자기 필요에 맞게 과목을 설정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무학년, 교과선택 학점제로 운영된다. 이로써 학생들은 자기 공부를 기획하고, 책임있고 심화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삼일학림은 농생활 교과를 필수과목으로 배운다. 농생활은 농촌·농민의 삶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 살림과 순환의 가치로 교육·문화·의료·복지 등 삶의 기본영역을 근원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농도상생(農都相生) 마을공동체를 토대로 생명평화를 구현하는 식·의·주·락 생활양식의 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생명순환 농사와 밥상 △흙·나무·돌로 집짓는 생태건축 △목공·에너지 관련 생활기술 △수신(修身)·양생(養生) 등이 농생활 교과에 해당한다.

또 하나의 필수과목인 철학은 우주와 존재에 대한 근원적 성찰, 문명의 전환과 새로운 문명에 대한 이해, 경험과 생각을 개념화시키는 능력을 가르친다. 학림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해 획일적이고 쉽게 답을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교육을 지향한다. 동서양 고전과 경전을 읽고 다양한 종교와 철학적 관념을 공부하고, 자기 생각을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삼일학림의 특이성 중 하나는 독립학습 기간이다. 이것은 학생이 학림에서 공부하는 동안 1년 이상 학교를 떠나 정한 곳으로 가서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기간에 원하는 주제를 연구하고, 세상을 다각도로 경험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다양한 일터에서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과 참 배움의 관계를 형성하며, 실제적이고 풍성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안교육은 대안의 가치를 구현하는 공동체의 삶에 토대한다. 대안교육의 책임성과 설득력은 그 가치를 구현하는 삶에 있는 것이다. 많은 대안학교가 교육의 가치를 구현하는 삶이 부재해 그 한계에 직면하거나 혹은 대안적 삶을 구현할 공동체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삼일학림은 생명평화, 농생활,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교육 철학과 가치를 이미 구현하며 살고 있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서울 북한산자락 인수동과 강원 홍천에 터를 잡아 결혼·임신·출산·육아 과정을 함께 통과하며 생명평화의 영성과 식·의·주·락 생활양식을 만들어왔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와 홍천터전 생동중학교 등 공동체교육을 일구어왔다.

* 문의 : 033-433-9290(아름다운마을공동체), 010-2279-3927(담당 교사)
* 아름다운마을교육공동체 누리집 : cafe.daum.net/maeulschool

임안섭 | 인터넷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주말이면 홍천에 찾아가 농생활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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