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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답게

가슴을 뛰게 한 공부의 자리,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연수회 풍경을 담은 표지사진으로 8월 인사를 드립니다. [특집]에 연수회 토론내용을 중심으로, 역사의 전환기에 주체적으로 자각하고 창조의 영성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 당찬 흐름을 재조명했습니다. 그 흐름들이 곳곳으로 퍼져나가 여러 물줄기의 공동체들로 이어져, 소망하는 삶을 일상 속에 구현하고자 애써온 분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웃공동체] 지면에 담았습니다.

손전화를 안 쓴 지 4년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고 그해 여름 제주에 다녀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분실 습성을 고치고자 한번 안 쓰고 지내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없어보니 살만했습니다. 그 제주기행은 손전화를 안 쓰게 된 것 말고 또 다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이 대부분 대학 다니거나 갓 졸업한 20대들이었는데, 제주에서 돌아오는 날 우리가 제주에서 함께 보고 느낀 것을 잘 곱씹어보자는 마음이 모아졌습니다. 드넓은 바다와 어우러진 구럼비바위를 애정서린 눈길로 보여주시던 아저씨의 구수한 웃음, 해녀와 농가를 갈라놓은 국책사업으로 인해 오랜 벗과 멀어지게 됐다며 안타까워하던 아주머니의 눈망울, 은어가 헤엄치는 맑은 강정천의 모습을 기억하며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지켜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대학로에서 작은 캠페인을 했습니다. 거침없음과 발랄함이 묻어나는 자리였습니다. 그 이후 학업에, 알바에, 진로고민에 바빠진 청년들을 보며 이 시대가 청년들을 얼마나 압박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청춘들은 생의 의미도, 삶의 기술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잿빛 투성이인 세상에 내던져질 불안감에 바삐 살아갑니다. 이 시대 청춘들과 만나고, 현대도시문명 속에서도 청춘답게 살아보자고,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들려주는 편지가 되는 것, 마을신문의 중요한 할 일이라 여깁니다.

편집장 최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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