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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피우니

무꽃, 당근꽃, 양파꽃, 강낭콩꽃, 아욱꽃, 쑥갓꽃…, 홍천마을 밭에는 봄에 심은 씨앗이 땅을 뚫고 푸른 싹을 내더니, 비를 맞고 쑥쑥 자라난 생명들이 저마다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꽃이 언제 피건 실한 열매를 따 먹는 것만 생각했다가, 양파 하나가 강원도 겨울추위를 견디고 언 땅을 헤치고 꽃을 피우기까지 함께 통과했던 기나긴 인고의 과정을, 다음 농사를 위한 채종으로 이어가는 농생활 이야기를 읽으면서 괜시리 숙연해졌습니다.

꽃을 피우는 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채소들도 나물들도 저마다 다채로운 꽃을 피우고 씨를 퍼뜨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실제로 경험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씨앗이 싹을 틔울 때보다 채종을 할 때 더 많은 인내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토종종자를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 없이는 힘든 일이지요. 한 생명이 뿌리 내리고 때에 맞게 자라서 씨방을 달고 생명을 내어주는 자연섭리를 따라 살아간다는 것, 올곧게 농사짓는 이들이 있기에 잘 배우고 있습니다.

들살이와 계절학교로 연둣빛 우정을 다지며 우리 아이들도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가르칠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서가고자 마을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실렸습니다. 생명을 키우는 모든 땀방울에 건강한 미소가 담기를!

최소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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