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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2017년 가을 밝은누리 한마당 잔치


전쟁 위기가 가장 깊었던 때, 생명평화를 구하는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평화의 목소리를 찾기 어려웠지만 이 땅 곳곳에 새겨진 슬픔과 원통함이 풀리고 새 희망이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발을 내딛었습니다.


2018년 2월 홍천 밝은누리움터


2박 3일간 침묵하며 성서를 읽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앞으로 걸음에 하늘이 함께하길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월 안산 / 세월호 분향소


세월호는 아직도 진행 중인 이 시대의 아픔입니다. 저항 한 번 못하고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이곳이 생명평화를 증언하는 곳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했습니다. 여전히 진실이 드러나길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그리고 살아 돌아온 이들은 우리가 끝까지 기억해야 할 이웃입니다(세월호 분향소는 2018년 4월 16일 4주기 영결식을 치른 뒤 철거했습니다. 4.16재단은 세월호를 기억하고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의미로 안산에 4.16 생명안전공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3월 제주 / 한라산, 4.3평화공원


제주는 육지, 도시 사람들에게는 낭만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제주에서 오랜 시간 지내온 이들에게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뒤섞인 장소입니다. 4.3 사건 당시 학살이 일어나지 않은 곳이 어디에도 없다지요. 국가폭력이 새긴 70년의 한이 풀리고 생명의 꽃이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4월 부산-경상 / 해운대, 유엔평화공원


한국전쟁 당시 먼 나라 젊은이들이 이 땅에 와서 포화 속에 삶을 마감했습니다. 전쟁의 아픔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이 땅에서 전쟁한 모든 나라가 더 이상 이 땅에서 전쟁하지 않고 전쟁 연습 하지 않기를, 총을 내려놓기를 기도했습니다.



5월 광주-전라 / 5.18 망월동 옛 묘역, 지리산


1980년 5월 광주, 국가폭력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던 이들을 기억합니다. 가장 먼저 목숨을 잃었던 이들을 모신 망월동 옛 묘역. 이곳에서 광주 정신을 기리며 함께 기도했습니다. 정의와 평화가 광주를 넘어 동북아 곳곳에 넘쳐나기를.



6월 충청 / 금강, 천안 독립기념관


금강 지킴이 김종술 기자를 만나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 변화를 겪고 있는 금강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복원 정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공부하며, 신음하고 있는 금강이 옛 모습을 찾아 유유히 흐르기를 기도했습니다.



7월 강원 원주 / 가나안농군학교, 태백산, 삼수령



옛사람들은 태백산을 ‘한밝뫼’라 했습니다. ‘한’은 ‘크다’, ‘밝’은 ‘밝다’, ‘뫼’는 ‘산’으로 ‘크고 밝은 산’입니다. 하늘 뜻을 알기 위해 천제단을 세우고 그 뜻대로 살고자 했던 이들의 마음이 이름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삼수령은 한강, 낙동강의 시작점입니다. 이곳에서 이 땅 곳곳 북녘땅까지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길 바라는 마음 담아 기도했습니다.



8-9월 중국-러시아 / 백두산, 명동마을, 연해주, 중앙아시아


“조선족, 고려인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다 한겨레입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만난 조선 사람들이 한 말입니다. 같은 말을 쓰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조선족이세요, 고려인이세요?”라고 물었다가 들은 말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조선족, 고려인, 조선 사람, 한국 사람이라는 구분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상처가 만든 구분일 뿐입니다. 이 땅 곳곳에 서린 원통함을 풀고 상처를 치유하길 기도하는 여정에서 배운 깨달음입니다.



10월 서울 / 북한산, 통일의 집, 청와대


2018년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해입니다. 남북 정상, 북미 정상이 서로 만나 평화의 기운 만드는 이때, 평화의 걸음이 끝까지 지속되길 청와대 앞에서 염원했습니다. 문익환 목사-박용길 장로 얼이 서린 ‘통일의 집’에서는 우리도 또한 희망이 되겠다는 다짐했습니다.



11월 강화 / 마니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도라산-오두산 전망대


강화 마니산, 도라산-오두산 전망대에서는 조선 땅이 보입니다. 버스 타고 온 거리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갈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아렸습니다. 보이는 철책, 보이지 않는 철책이 하나둘 무너지며 하나 될 날이 오길 기도했습니다.



12월 고성 / 금강산, 마차진해변


금방이라도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금강산을 바라보며 남과 북을 가로막는 미움이 사라지고 한데 어울리는 평화의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길 빌었습니다. 동틀 녘, 점점 파래지는 하늘과 붉은 해, 탁 트인 바다, 자유롭게 나는 새들의 어울림은 올 한해 순례 이어온 길벗들에게 주는 하늘의 선물이자 격려였습니다. 받은 선물 안고 2019년에도 힘차게 순례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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