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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맞으며 자라난 생명 마주하는 밥상 이야기
인수마을 밥상에서 열린 어린이 바른 먹거리 배움터



지난 6월부터 10월 사이, 인수마을 밥상에서는 한 달에 한 차례씩 ‘어린이 바른 먹거리 배움터’가 열렸습니다. 함께 마을밥상 차리며 고민하고 실천해가는 삶 바탕으로 배움을 나누는 자리였지요. 씨눈이 살아 있는 현미와 오분도미, 콩, 기장, 수수, 보리 등 다양한 잡곡을 섞어 밥을 짓고 전통 발효음식인 김치와 된장국, 청국장을 즐겨 먹는 마을밥상에 일곱 살부터 열세 살까지 동네 아이들과 부모님들 모여 우리 음식의 지혜를 되새겼습니다.



낮이 길어지고 태양의 기운이 가득해지는 하지의 풍경은 싱그러운 초록입니다. 밥상 위에는 마늘쫑, 부추, 상추, 감자, 고춧잎 등이 올라오고 무엇보다 다양한 나물이 풍성해집니다. 바다풀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고마운 생명이에요. 육지풀에서 얻기 힘든 것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요. 몸이 맑아지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모든 장의 기본이자 시작인 메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선보였습니다. 메주콩을 삶아 절구에 넣고 찧어 네모반듯하게 빚은 후 볏짚으로 묶어주었습니다. 가을걷이하며 얻는 볏짚에는 발효에 도움이 되는 균이 남아 있는데 이것이 콩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하고 흰곰팡이꽃을 피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메주콩’ 말놀이와 ‘된장찌개’ 노래도 불러보았어요.

메주콩

노오란 메주콩알 흙속에 넣으니 / 싹틔우고 잎 내고 줄기 뻗어나가네 / 햇살 바람 맞으며
어여쁜 자색 꽃을 피우더니 / 포실포실 털 달린 꼬투리를 내미네 / 그 속의 노란콩알들
한 줌은 씨알로 남기고 / 한 자루는 밥에 조금씩 넣어 먹고 / 남은 콩으로 오래두고 먹을 장을 담근다네

된장찌개 (시/이오덕, 노래/백창우)

조그만 오지솥그릇에 찌개를 끓인다 / 된장을 풀어 넣고 풋고추 한 개 썰어놓고 / 마늘 하나 멸치 몇 마리 무 한 쪽 / 애호박도 두부도 조금 / 마지막으로 파 한 뿌리를 썰면 / 벌써 김이 모락모락 / 보글보글 보글보글 자글자글 자글자글 / 바글바글 바글바글 재글재글 재글재글 / 보글자글 보글자글 자글보글 자글보글 / 바글재글 바글재글 재글바글 재글바글 / 소리도 좋고 냄새도 좋아 /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된장찌개

어린이들 배움과 느낌 나눔



콩 농사를 우리 땅에서 4천 년 전부터 시작했다니 신기해요. 삶은 메주콩이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메주 만들 때 볏짚이 발효를 돕는다는 걸 알았어요.

하늘 땅 바람 맞으며 자라난 생명을 정성껏 마주하는 것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이고 그에 어울리는 밥상이 제철밥상임을 배웠습니다.

콩깍지를 들고 호로록 먹으면 톡톡 터지는 강낭콩이 참 달고 맛있어요. 앞으로 하늘땅살이 할 때 더 정성껏,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겨울에는 파릇파릇한 나물이 없지요. 그래서 나물을 말려 저장해서 먹어요. 겨울에 밥상에서 자주 먹는 무청시래기, 고사리, 말린 산나물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니 신기해요.

임재원 | 매일 따뜻한 밥상 함께 마주하며 살아갈 벗들이 있어 행복한 인수마을 주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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