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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가 그로 말미암아 하나 되어

서비스를 넘어선 진정한 복지…사회복지와 영성, 공동체



‘사회복지와 영성, 공동체’라는 제목으로 사랑마을 샬롬공동체 유장춘 선생님이 그간 학교에서 가르치셨던 복지에 관련된 원론적 주제들과 공동체 생활을 통한 경험들을 중심으로 배움을 나눠주셨습니다.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해 처음엔 준비하신 자료 중심으로 진행하셨지만, 나중엔 질의응답과 그간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느끼셨던 부분들을 조심스럽지만, 자유롭게 나눠주셨습니다. 그러나 강의 제목과 달리 실제로 강조점을 찍으셨던 것은 ‘영성’과 ‘공동체’였습니다.


‘영성’을 얘기하시면서, 그 말 자체가 가지는 뜻들을 “일상과 일상의 이면, 즉, 인간이나 피조세계의 내면 깊이 있는 신비와 관련된 것”, 혹은 “자신보다 더 차원이 높은 존재와의 관계” 등으로 설명해주셨지만, 그보다 먼저 얘기해주신 것은 그 말이 가진 독특한 특징으로, 어느 분야든 ‘영성’이라는 말을 붙이면 ‘가장 이상적인’ 그 무엇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알려진 사회복지 활동가들은 복지 전공자가 아니라, ‘영성가’였음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강의 후 질문응답 시간에 이를 더 풀어 말씀해주셨는데 정리해본즉, 선생님이 ‘사회복지’를 연구해보니 사회복지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만 존재하면서 실제로는 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즉 복지 서비스가 하나의 상품이 되고 이 상품을 소비시켜서 이익을 얻는 이들이 사회복지인이 되는 패턴을 보면서 사회복지의 오류를 보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기존 교회들의 사회복지 활동도 프로그램을 통해 소기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을 보면서 진정성이 결여된 모습에 아쉬움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영성’으로 시야를 돌리게 되어, 구체적으로 ‘영성적인 사람’들을 관찰하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공동체’였습니다. 이 대목까지 이르면서 왜 제목이 ‘사회복지’, ‘영성’ 그리고 ‘공동체’라는 말로 연결되었는지 이해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이르자, 한걸음 더 나아간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럼 도대체 “기존에 얘기되는 삶의 영성과 공동체로서의 삶의 영성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였습니다. 이에 선생님은 유영모 선생님이 풀어주신 ‘나그네’라는 말의 의미, ‘나와 너가 그로 말미암아 하나 되어 살아간다’는 풀이를 인용하시면서 성경은 ‘너와 나’의 공동체적 시각에서 볼 때 더 많은 부분들이 풀리고, 이와 관계된 내용들을 풍성하게 이야기하고 있음을 밝히시면서 공동체적 영성과 성경과의 관계성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복지는 더 큰 화두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유장춘 선생님의 강의는 사회복지 정책이나 프로그램보다는 본래의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며, 그것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영성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주목케 해주신 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론에 그치지 않고 선생님 스스로 공동체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3년 7개월 동안 걸어오신 실천은 함께한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한동호 | 18년 동안의 일을 잠시 쉬면서 몸노동과 몸공부 통해 새롭게 다음 걸음을 준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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