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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학교가 손잡고 희망의 '꽃' 피워요
마을을 살리는 '온마을학교' 운동


정치 소비를 넘어서 마을 자치로

대선을 앞둔 요즘, 우리 사회의 통일, 경제, 교육, 문화, 복지, 적폐청산 등 당면과제들이 부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치 지도자를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 때만 정치 소비자로 있지 않고, 우리 일상의 영역을 보다 근본적으로, 스스로 바꾸어가기 위해 ‘마을 자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가 사는 마을의 경제, 교육, 문화, 복지 과제를 마을 단위에서 스스로 대응해가겠다는 ‘마을 자치’에 대한 생각은 교육영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농촌과 도시 이 땅 곳곳에서 서로 돌보며 더불어 사는 삶 속에 우정을 쌓아가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성숙, 변화해가는 마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염원이 싹트는 것이다. ‘국가교육’과 ‘교육산업시스템’에 아이를 맡기는 교육 형태를 넘어, 마을사람들이 직접 마을교육의 철학을 만들고, 마을의 상황과 지역 여건에 맞도록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재능과 좋은 생각들을 함께 담아,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르지 않고 함께 키워가는 교육 실천이다.

실제로 이런 활동들이 강원지역에 생겨나고 있다. 지난 3월 10일~11일에는 도교육청과 협력해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펼치고 있는 23개 단체들이 원주 서곡마을에 모여 1박2일로 함께 공부하고, 서로 소개하고, 밥 먹고, 이야기 나누며 우리가 처한 교육현장을 새롭게 하기 위해 평소에 가지고 있던 고민과 지혜를 나누 ‘마을학교’ 연수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2017 봄, 강원도 온마을학교 연수회. <교육자치>를 꿈꾸며 강원도 곳곳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이 한데 모여 2017년 3월 10일(금)~11일(토) ‘온마을학교’ 연수회를 진행했다.


천 개의 마을, 천 개의 교육과정

23개 단체들은 각자의 생활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마을과 교육의 과제를 도출하고, 자신의 역량에 맞게 창조적으로 풀어가고 있었다. ‘홍천 밝은누리’, ‘홍천 깍두기처럼‘, ‘원주 부론청소년공부방’, ‘춘천 비단병풍사회적협동조합’, ‘춘천 지암두레’, ‘영월 연당재능마을동아리’ 등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의 작은 학교에 마을이 결합해 학생들의 ‘온전한 성장’과 ‘마을공동체의 회복과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었다.

‘춘천 뒤뚜르도서관’, ‘춘천 아이쿱생활협동조합’, ‘춘천 사북사랑자람터 지역아동센터’처럼 마을을 알아가고, 마을의 주민들이 결합해 아이들에게 생명감수성과 살림의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실험(요리학교, 노작교육 등)을 해가는 이들도 있었다.

‘인제 하늘내린 두레학교’, ‘철원 두루두루 나눔학교’, ‘원주 진로교육센터 새움’, ‘원주 아동청소년 교육네트워크 물꼬’, ‘강릉 청소년마을학교 날다’ 등 군이나 시 단위 넓은 지역에 인문학, 토론교육, 진로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생들 혹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단체들도 있었다.

이 외에도 여러 형태의 온마을학교 모습들이 있었고, 운영하고 있는 주체들도, 학부모모임, 마을주민모임, 방과후선생님들모임, 청소년단체, 학교의 교장과 교사 등 다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와 '마을' 관계개선의 해법은?


하지만 현장에서 마을교육운동을 해가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학교가 쉽사리 문을 열지 않는다는 것, 학교 선생님들도 기존 학교업무에 더해 마을사람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가는 부담감이 있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이 찾아오면 부담스러워 하고, 마을 주민교사들에 대해 신뢰하지도 않고, 교장선생님도 관심이 없고, 학부모들도 제 자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선생님들에게 조심하다보니, 학교와 마을의 관계를 어떻게 시작해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강원도 내에 오랜 기간 안정적인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펼쳐온 이들의 경험과 지혜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수년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젠 마을과 학교가 교육철학을 함께 세우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도 공청회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민과 관의 벽을 넘어 마을의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마을의 아이들을 모두의 아이들로 키우려면 학교와의 관계 개선이 우선이지요. 동네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당연 지역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어 급기야 지역 소멸이라는 재앙도 온다고 봅니다. 하여 마을, 학교 모두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동반자적인 틀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힘든 일이지만 고민과 연대 속에 하나하나 풀어가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원주 서곡초등학교에서 8년 째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펼쳐온 손상달 선생님(온마을학교연대 집행위원장)의 이야기다.


봄이 왔다. 마을과 학교가 새롭게 사귀면서, 강원도 곳곳의 아름다운 교육이 움트길 기대한다. 아이들이 온전한 성장을 이뤄가고, 어른들도 더불어 성장하길, 그리고 마을공동체가 새롭게 회복되길 기대한다.

고영준 | 서석면에 살면서 '마을공동체교육'에 함께하고 있고, 마을 아이들이 생기 있게 자라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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