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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

여느 농촌처럼, 서석에도 4일, 9일이면 장도 보고 반가운 얼굴도 보는 오일장이 들어섭니다. 서석사람만 서석장을 보는 게 아닙니다. 해발 466미터 먼드래재 넘어 횡성 춘당리, 속실리에서 덜컹덜컹 버스 타고 나오시는 할머니들도 종종 만납니다. 그뿐인가요. 하뱃재 넘어 내면, 먼드래재 넘어 횡성 청일, 행치령 넘어 인제 상남에서도 오가는 길목인 서석에서 뒤섞일 일이 많습니다. 인구수로 뚝 자른 행정구역보담도, 예부터 산줄기 물줄기 따라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이르게 되고 보따리와 눈빛과 말이 오가는 장이 열리고 민심이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나랏일 맡을 책임자 뽑는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 자연이 내주는 마을길을 따라 읍내보다 가까운 이웃마을 사람도 만나고, 또한 우리에게 생명을 내준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새로운 마을길을 열어가고, 사람 냄새 그득한 세상을 이루며 살아가겠죠?

4월호 <아름다운 마을>은 마을길에 스미는 봄 풍경을 담았습니다. 햇빛내음 바람내음 한껏 받으려 가지런히 널려있는 빨래, 볏짚 아래서 겨울 난 곰취밭에 풀씨 날아갈까봐 벌써부터 부지런히 김 매주시는 할아버지, 근질근질했던 몸 날리며 바깥놀이하는 아이들 모습, 마을회관에 모여 신나게 건강체조하는 어르신들…, 몸을 깨우고 내 몸이 필요한 곳, 내 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생기가 느껴집니다. 질문 가진 청년들이 시대의 스승을 찾고, 그들도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좋은 강연 현장도 중계합니다.

이번 [도서관 탐방]은 도서관이 아니라, 책 읽는 모임입니다. 횡성에서 어린이책 읽는 어른 모임을 만났습니다. 마침, 수많은 옛이야기 책들을 펴내고 우리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자고 말씀해오신 서정오 선생님 초청 강연이 열려, 강연 전문을 실었습니다. 마을공동체가 무너지면서 세대 간 소통과 정감있는 이야기문화가 사라지게 됐다는 지적이 와닿습니다. 마을이 없다면 또 하나의 옛이야기책 소비밖에 할 수 없겠지만, 마을공동체를 이룬다면 이야기책이야 있건없건 풍성한 삶의 소통과 해학들도 살아나겠지요?

최소란 | 아름다운마을신문 편집장


<66호 전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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