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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

야생화를 가꾸며, 삶이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할아버지, 산 아래 터 잡고 오랜 벗과 같은 야생화를 뒷산에도 퍼뜨리고, 이웃에게도 나누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까운 청량초등학교 어린이들도 할아버지네 뒷동산에 가서 진귀한 풀꽃들이며 꿩 구경도 하고, 텃밭을 누비며 감자도 캡니다. 이달 마을신문 표지사진에서 할아버지가 고사리손에 쥐어주신 할미꽃 홀씨를 후 부니, 할아버지가 할미꽃 가꾸며 얻었던 생기가 온 마을에 퍼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도, 종교도, 지역도, 국적도 다양한 이들이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임진강에서 진행된 ‘평화와 화해의 순례’ 이야기 [청춘답게]입니다. 걷다가, 침묵하고, 또 걸으며, 강 건너 멀리 있는 이들과도 벗이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염원했습니다. 지금 내 옆에서 함께 걷고 있는 낯선 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보이지 않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 있는 진짜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넘어서야 한다고 순례길이 가르쳐줍니다. 평화는 멀리, 어렵게 있지 않습니다. 나와 ‘다른 너’와 함께하는 그것이 곧 평화입니다.

지나온 걸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역사를 바로 아는 것 또한 평화의 한 축입니다. 지난 호 근현대사기념관 이야기에 이어, 이번 [만나보기]를 통해 북한산자락에서 자나 깨나 민족의 앞날을 염려했던 선열들의 흔적을 더듬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소통과 대안] 지면에서 수유리 ‘통일의 집’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을 향해 달려나갔던 늦봄 선생의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생동중학교 들살이 여정에서 우리 땅의 중요한 물줄기인 금강을 만났습니다. 자기 삶의 터전에서 자연이 아파하는 현장을 지키고 증언하는 이들도 만났습니다.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금강 4대강 공사 이후 물길 막혀 힘차게 흐르지 못하는 강물의 진실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게 하고 문제를 서둘러 덮어버리기에 급급한 세상도 만났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공부 뒤에는 일상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모두, 체념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워가는 학생입니다.

최소란 | <아름다운 마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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