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이 더 잘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명이 다른 생명을 향해 존재를 열어가는 일은 자연스럽고 경이로운 일입니다.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느끼는 보람 중 하나는 우리가 가는 길을 이웃들과 풍성히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로 사는 삶이지만 우리만의 삶이 아니며, 멈춰선 자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걸어가는 길입니다.
이 땅 한반도에서 움튼 생명이 살아내는 이야기를 전해주러, 먼 나라에 다녀온 순례 여정을 이번호 마을신문에 담았습니다. 지구 반대편 땅에서 뿌리내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각자 공동체를 일구는 삶이 서로에게 낯설지 않고 반갑고 정겨웠습니다. 그 삶의 이유와 의미를 묻기도 했지만, 공동체라는 게 우리 한계를 넘어 언제나 어디서나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생명현상이라는 진리를 기억하며 그저 우리 일상의 부르심을 묵묵히 감당할 따름이지요. 나의 봄이자 모두의 봄, 봄기운 안고 돌아온 북미공동체 순례팀 이야기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