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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어가는 우리 일상

이번 호 마을신문은 우리가 출퇴근길에서 언제 한 번쯤 마주쳤음직한 삼십대 초반 회사원 이야기를 [만나보기]에 실었습니다. 그가 한 말 중에 흥미로운 표현이 있습니다. ‘일상의 몸에 밴 리듬감’. 쳇바퀴 같은 직장생활에서도 리듬감 있는 일상을 창조해가는 것입니다. 이런 직장인은 과대한 비전으로 현실을 자조하는 소시민의 한계에 갇히지 않습니다.

벼락치기하듯 나라 일꾼 세우는 과제 앞에 온 나라가 씨름하는 요즈음,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질곡의 한국근현대사 흔적을 짚어가는 청춘들도 만났습니다. 분노와 무기력함을 변혁의 힘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것도 오늘의 역사,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 호 마을신문으로 우리 일상이 더욱 애틋해지길, 맑아지길 기대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지긋하게 지키다보면, 함께 사는 이들과 집에서 벌인 김장일도 잔치가 될 수 있습니다. 밤잠 설치며 재운 배추로 직접 담근 김치가 맛깔나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게 된 도시총각들이 계속 시도할 살림의 모험이 기대됩니다. 맛난 요리를 먹기 위해서라기보다 함께 사는 이들과 새롭게 도전해보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것이지요.

채종할 배추가 행여나 얼지 않을까 얼마나 씨를 거둘까 긴장하는 마음으로 땅을 파고 저장공간을 만들어 묻는 것으로 갈무리되는 농생활을 보며, 들뜨기 쉬운 연말연시에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스케줄러를 채우고, 선물을 사고, 화려한 불빛을 찾아가는 분주함에 떠밀려 새해를 열어갈 수 있을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생명을 품고 가게 될 다음해를 맞이하는 이 시기, 일상의 자리에서 홀로 침묵하며 온전히 쉼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최소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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