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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꼭 다시 붙기!
대안학교 어울림 풋살 한마당…몸 부대끼며 힘 견주어보다


9월 22일 나무날 이른 9시. 밝은누리움터가 터잡고 있는 서석면 체육공원에 다섯 대안학교가 모였다. 제천간디학교, 산돌학교, 멋쟁이학교, 해밀학교, 밝은누리움터가 바로 그 학교다. 다섯 학교가 함께 ‘대안학교 어울림 풋살 한마당’(이하 풋살 한마당)을 열며 교류하는 시간을 보냈다.

풋살 한마당에는 즐거운 만남의 시간과 풋살 실력을 겨루는 장이라는 두 가지 성격을 담았다. 그동안 대안학교들이 만나는 여러 형태의 연대모임이 있었고, 어떤 학교는 다른 학교에 찾아가 그 학교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대안적인 교육을 일궈가고, 대안사회를 만들어가는 공통 목표를 지닌 학교들이 서로 방문하고 교류하는 모임을 진행하며 힘을 받고 같은 뜻을 품은 친구를 만나는 과정이었다. 이런 좋은 전통에 덧붙여 대안교육 진영 내에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무언가의 실력을 겨뤄보는 장이 있으면 더 좋겠다 생각했다. 다른 무엇보다 ‘몸’으로 함께 부대끼며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것으로 풋살을 함께 했다.


풋살 한마당은 크게 세 부분으로 진행했다. 오전 풋살 경기, 점심밥상과 놀이마당, 오후 풋살경기다. 중등부는 다섯 팀 전체가 서로 돌아가면서 경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풀 리그 방식). 이 이외 멋쟁이학교 고등과정과 밝은누리움터의 삼일학림, 멋쟁이학교 중·고등과정 여자팀과 밝은누리움터 여자팀이 경기를 펼쳤다. 일종의 시범 경기로, 이후에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한 경기 한 경기 모두 흥미진진했다. 풋살은 각각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뤄 뛰는 작은 축구경기다. 풋살은 축구와 달리 오밀조밀한 맛이 있고, 훨씬 정교하게 공을 주고받고(패스), 보는 사람들 역시 한 눈에 경기장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함께 관람하는 사람들 모두 멋진 공 주고받기(패스), 공 몰기(드리블), 공 차기(슈팅) 등이 나올 때 탄성을 자아내며 박수를 쳤다. 중학교 경기는 가장 패기가 넘쳤다. 경기의 승패, 점수 차에 상관없이 모두가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여자 경기도 매우 흥미진진했다.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고, 멋진 개인기를 펼치기도 했다. 일상에서 이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등부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양 쪽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공격과 골키퍼들의 선방이 어우러지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학교별 겨루기 시합이다 보니 승패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패한 이들은 마음이 힘들기도 하다. 풋살 경기 도중 반칙이 나오기도 했다.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실수로 상대방 발을 밟거나 차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꼭 다가가서 괜찮은지 물어보고 사과하는 모습, 상대방을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 서로의 등을 다독거려주는 모습이 이번 풋살 한마당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진풍경이었다. 분명 이곳은 풋살을 통해 서로 실력을 겨루는 경쟁의 장이었다. 하지만 경쟁이 누군가를 배제하는 과정이 아닌, 서로에게 무언가를 더 연마하고 수련하도록 힘을 불어넣는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밥상 때, 서로가 싸온 도시락을 나눴다. 그리고 제기차기, 팔씨름, 고리 던지기 등 놀이마당이 진행되었다. 풋살경기에 참가한 학생들, 또 응원 온 학생들도 참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리 던지기는 꼭 다른 학교 학생 두 명과 섞여서 네 명이 한 모둠을 이뤄야 나설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금세 다가가서 여러 모둠이 참여할 수 있었다.



모든 시합이 끝나고 함께 간식을 나누고, 시상식을 했다. 으뜸상과 버금상, 그리고 맑은상(맑은 마음으로 상대방 배려하고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주는 상), 옹골상(끈기 있게 투지를 가지고 경기한 이들에게 주는 상), 한마음상(응원한 이들과 경기한 이들이 하나가 된 팀에게 주는 상)이 학교마다 돌아갔다. 경기 결과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인 선수들의 노력, 수고, 기운 등을 상의 의미로 담았다.

선물은 풋살공과 축구훈련 용품이다. 내년에 다시 모일 때, 더 열심히 연습해서 만나자는 의미다. 그리고 헤어질 때, 모두가 정말 섭섭했다. 짧은 하루, 짧은 만남이었지만 깊고 강렬한 만남이었다. 그러기에 다음 해 또 그 다음 해 여러 형태로, 다른 대안학교 친구들을 만나 더 풍성하고 즐겁게 교제하는 ‘상상’이 절로 되었다.


박민수 | 밝은누리움터에서 사회·역사 과목을 같이 공부하면서 학생들과 몸 부대끼며 운동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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