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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에게는 지금이 자기 삶 시작하는 봄이다(1)
삼일학림 하늘땅살이 날적이


9월 14일 달날
고추 따놓은 걸로 웃고 있는 사람 얼굴 만든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스윽 보고 지나간다. 그새 부지런히 말랐다. 더 쭈글쭈글해지기 전에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서 깨끗한 곳에 널어 말려야겠다. 고추들이 더 많이, 더 빨리 익으면 좋겠다. 아니다, 니들 때에 맞게 익어라.  - 해민
9월 16일 물날

수수에 망 씌워줬다. 키가 우뚝하니 내 키 두 배는 훌쩍 넘는 수수를 잡아당길라하니, 목이 꺾이진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하다보니 수수가 생각보다 부드럽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네 번째 수수를 아래로 당기던 찰나, 수수목이 툭하고 꺾여버렸다.  - 주은

강낭콩이 통통해진다. 팥도 통통해진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수확하면 되겠다. 팥이랑 강낭콩으로 팥배기, 강낭콩배기 만들어서 빵이나 떡에 넣어먹으면 되겠다. 지금은 수확시기가 다가오기 전이고, 풀과 벌레들도 기세가 한풀 꺾여서 여유로운 시기인 것 같다. 긴장의 끈 놓지 않고, 수확시기, 갈무리시기를 놓치지 말아야지.  - 예진

9월 18일 쇠날
개간했다. 항상 일하고 난 후는 몸이 쑤셔 고생 좀 하지만, 이래봬도 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밭일이다. ‘돌 반 흙 반’인데다가 풀이 겁나게 엉켜있어서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조금씩 하다 보니 몸이 풀려서 불붙은 듯 일했다. 같이하던 친구들이 겨우 말려 몸은 조금 사렸지만, 시키기만 하면 산이라도 옮기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 해민

9월 20일 해날
해바라기꽃이 피어 있었다. 엄청나게 큰 해바라기 꽃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키도 작았기 때문에 너무 실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꽃이 펴준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해바라기 앞에 살살이꽃들 때문에 해를 못 받아서 못 자란건가 싶다. 그렇다고 예쁜 살살이꽃을 베어버리기엔 마음 아파서 같이 키웠더니, 결국 살살이꽃만 엄청 커졌다. 다음에 해바라기를 심을 땐 터를 잘 잡아야겠다.  - 어진

9월 21일 달날
녹두 꼬투리 따주었다. 녹두는 거두는 때가 달라 하나하나 따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차근차근 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 주은

수확한 단호박 쪘다. 갈라져 있거나 무른 단호박 먼저 쪄보았는데, 후숙시키지 않은 것치고는 맛있었다. 단호박 찌면서 종토마토로 병조림 만들었다. 써먹을 곳이 많을 듯하다. 수확한 것들을 그때그때 먹는 기쁨도 있지만 다르게 요리해서 먹은 기쁨도 큰 것 같다.  - 예진

9월 22일 불날
마지막 노각 땄다. 노랗게 익고, 손으로 누르니 살짝 들어간다. 씨받으면 되겠다. 올해 오이 처음 심어봤는데 꽤 많이 달려서 기뻤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오이가 노각이 되기 전에 많이 먹지 못한 것이다. 내년에도 오이를 심게 되면 노각이 되기 전에 수확을 부지런히 해야겠다.  - 예진

배추밭 주변에 돌이 많아 그 자리에 앉아 돌을 주웠다. 그러면서 보이는 풀들도 재빨리 뜯었다. 곧 추석이라 밭에 못 올 것을 생각해서 단호박, 고구마밭 풀도 뽑아주었다. 메주콩밭에 있는 노린재를 네 마리 잡았다. 최근에 육식노린재를 알게 되어, 그 녀석은 알아보고 잡지 않았다. 잘 알아본 게 맞겠지?  - 은진

9월 23일 물날
참깨 거두는 때 보고 있다. 참깨는 맨 아래 열린 열매가 입을 벌리려 할 때 베어 말리는데, 내 참깨는 아직 푸릇푸릇해서 좀 더 기다려야 될 듯하다.  - 주은

9월 25일 쇠날
두둑, 고랑 만드는 일을 했다. 땅이 너무 딱딱한 나머지 곡괭이까지 동원해서 밭을 만들었는데, 정말 열심히 곡괭이질을 했다. 힘들다고 불평할 틈도 없이 계속 몸을 쓰니 뭔가 미묘한 쾌감이 들었다. 밭도 예쁘게 잘 만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밀 심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 어진

밭을 보면 밭 일구는 이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여태껏 그 밭 모양에 그 사람만이 가진 빛깔이 묻어난다는 말로 여겨, 좀 울퉁불퉁 모나게 만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밭 매무새는 다듬은 사람 마음씨 보여주니, 고운 매무새로 곧바르게 만드는 데 힘써야겠다.  - 주은

10월 4일 해날
가을 강낭콩 바싹 말라 누래진 것 먼저 땄다.  - 주은

10월 5일 달날
참깨가 누렇게 익어 아래쪽 꼬투리 터뜨렸다. 어제만 해도 푸릇하니 벌어질 기미는 쥐꼬리만큼도 없었다. 아침에는 안 벌어져 있었는데 말이다. 아래쪽 꼬투리 벌어진 애들을 베어 거꾸로 말려두었다.  - 주은

기대하고 또 기대하던 고구마 수확하는 시기가 왔다. 내가 들인 정성에 비해 수확량이 많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다. 몇 시간동안 장작을 패며 아쉬운 마음을 추슬렀다.  - 진혁

드디어 기대하고 기다렸던 고구마를 수확했다. 기대했던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 나와서 정말 좋았다. 또 크기도 정말 컸는데 어떤 고구마는 내 얼굴보다 컸다. 수확량이 많으니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사람들하고 잘 나누어먹고 싶다.  - 어진

10월 6일 불날
고구마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어 밭에 갔다. 첫 고구마를 보고 감동했다. 고구마 밭에 고구마가 나는 게 당연한데 신기해서 “고구마다. 고구마야” 계속 외쳤다. 두더지가 먹다만 고구마가 여러 개 있어서 슬펐다. 하지만 두더지 덕분에 흙 파는 게 쉬워서 고구마를 수확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밥상에 내기위해 고구마줄기를 가져와 잎을 땄다. 따고 난 잎과 큰 줄기는 밭에 돌려주어야겠다.  - 은진

10월 7일 물날
녹두 따고 고구마줄기 볕에 내놓았다.
올콩잎 노랗게 바래서 땄다. 노래진 메주콩잎 더러 단풍콩잎이라 한다. 삭혀뒀다 조림하면 겨우내 든든한 먹거리다.  - 주은

팥을 수확했다. 팥은 사과참외와 땅콩이 나지 않은 자리에 심었는데 잘 자라주었다. 동지 때 팥죽도 쑤어먹고, 팥앙금 만들어서 빵도 먹고 싶지만 빈자리에 심은 것이라 양이 많지 않다. 아무래도 내년에는 팥을 한 이랑은 심어야 할 것 같다. 팥 꼬투리 따서 양파망에 넣어 비닐집에 걸어두었다.
땅콩과 단호박도 수확했다. 땅콩은 두 뿌리를 캐보았는데 아직 잘 여물지 않아서 나머지는 조금 더 두었고, 단호박은 다 익지 않았지만 서리 맞는 것보다는 오래 후숙해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수확했다.  - 예진

10월 8일 나무날
비 온다기에, 잘 익은 조 몇 개 거두었다. 자못 덜 익은 게 많아서 더 두기로 했다. 노란콩잎까지 다 떨어지고 누래진 올콩 서너 개 베다 꼬투리 따놓았다. 풋가을강낭콩 통통해진 것 따다 말렸다. 서리 오기 전까지 좀 더 크게 두면 좋을 것들은 남겨두었다. 일 많은 가을걷이철에는 조, 수수같이 서리 맞아도 되는 애들은 살필 겨를이 없다. 그렇더라도 옛말에 바쁘게 찧는 방아에도 손 놀 틈 있다하니, 어디 군말 할 수 있을까. 바쁘게 살면서도, 여유로울 수 있는 힘을 하늘땅살이 하며 길러간다.  - 주은

10월 9일 쇠날
밤을 주웠다. 잊어버리고 장화를 안 신고서 산에 올랐기에, 뱀을 조심하면서 밤을 주웠다. 두 마리 정도 보았는데, 뱀 색이 워낙 비현실적이리만큼 형형색색이라, 금방 보고 조심했다. 주워온 밤을 바로 구워서 실컷 먹었다. 밤을 먹어서 차린 힘으로 배추, 쪽파 밭 웃거름을 주었다. 쪽파에게는 똥거름을, 배추밭에는 오줌비웃거름을 주었다.  - 은진


개간한 밭에 밀을 심었다. 한 곳에 10~15알 심었다. 심는데 정말 흙이 딱딱했다. 과연 이 땅에서 잘 자랄 수 있을까 싶었다.
팥을 벴다. 아직 초록색인 꼬투리도 있어서 후숙시키려고 한다.  - 상원

10월 10일 흙날
단호박을 마저 수확했다. 아직 꼭지가 푸르렀지만 더 있으면 된서리를 맞을 것 같아 수확했다. 단호박을 수확하니 단호박이 먹고 싶어 후숙해 둔 단호박을 갈랐다. 그런데, 벌레가 점령하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호박을 던질 뻔했다. 벌레가 점령한 호박은 다시 밭에 갖다 두었다. 그렇다고 안 먹기에는 섭섭해서, 새로운 단호박을 갈랐다. 두 번째는 괜찮았다. 같이 사는 사람들과 나눠먹었다. 후숙을 제대로 한 것은 처음 먹어보았는데, 아주 달고, 향도 진했다. 받은 씨는 작고 울퉁불퉁했다. 울퉁불퉁한 씨를 심은 기억이 나는데, 그 씨에서 난 호박이었나보다.  - 은진

10월 12일 달날
아침에 밭으로 가는 길, 멧돼지를 보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꿀꿀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멧돼지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멧돼지였다. 다행히 멧돼지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다. 밥상으로 달려 도망가니 선생님이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다. 선생님과 손잡고 다시 가보니 멧돼지가 보이지 않았다. ‘멧돼지가 갔나보다’ 생각하던 찰나에 퇴비간 쪽에 멧돼지가 있었다. 다시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왔다. 멧돼지를 처음 보았는데 생각보다 작았다. 산밑까지 올 정도면 올해에는 산에 먹을 것이 없나 싶다. 혹시 밭을 파헤치지는 않을지, 비닐집을 어질러놓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생명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존재이다. 이제 밭에 갈 때 우산을 들고 가야 되나 싶다.  - 예진

팥을 수확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밭에 가보았지만 아직도 익어있지 않았다. 서리 맞으면 돌팥이 돼서, 다음 주 정도에는 익지 않아도 수확해야겠다. 일단 수확을 해서 낮에는 햇볕에서 말리고 밤에는 천막 같은 걸로 덮어놔야겠다.  - 진혁

10월 13일 불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옥문을 빼꼼 열어보니 화단과 해움달움 지붕이 하얗다. 서리가 내린 것이다. 그것도 된서리가 말이다. 밭작물들 중에서 수확할 것들은 수확해서, 서리 보면서 마음이 힘들어지지는 않고 오히려 눈 온 날 아침처럼 설레기까지 한다. 이제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 - 예진

무서리인지, 된서리인지 허연 것이 내렸다. 아직 풋 녹두·팥이 많아 서리 오기 전까지 되도록 끌어보겠다고 버텼는데, 그새 서리가 내려버렸다. 된서리는 아닐 거야, 되뇌면서도 부리나케 팥, 녹두, 가을 강낭콩, 작두콩 거두었다. 서리는 늘 이맘께 왔는데, 난 또 뭘 새삼스레 호들갑인가 싶기도 했다. 아마 된서리인 듯.  - 주은

10월 14일 물날
노랗게 빨갛게 변한 메밀을 낫으로 벴다. 한 이랑 다 벴더니 두 팔 가득 안을 만큼 많이 나왔다.  - 상원

10월 15일 나무날
이미 누렇게 마른 팥들은 물기가 별로 없으니 서리 맞아도 괜찮지만, 물기 머금은 풋팥은 서리 맞으면 돌팥이 되거나 색깔이 변한다기에 따로 따다 말려두었다.
싸라기 별 쏟아지는 밤이다. 붙박이별(북극성)과 어슷하게 맞물려있는 닻별(카시오페이아자리) 보았다.  - 주은

10월 16일 쇠날
김장밭에 웃거름을 주었다. 빗물과 눈물로 섞인 오줌재거름을 밭까지 옮겨, 크기가 작거나 잎이 누렇게 뜬 배추에게 주었다. 뿌리에서 한 뼘 정도 간격이 떨어진 곳에 구덩이를 파고 오줌재거름을 넣어주고, 덮어주었다. 지난번 거름을 주고 배추의 기세가 좋아진 것 같은데, 이번 거름을 주고 나서도 배추가 더욱 힘을 내서 자라면 좋겠다.  - 예진

잎 다 떨군 올콩 거두었다. 조·수수밭에 쥐눈이콩 보러 갔다 더듬이 길다란 청동색 벌레 만났다. 다 여물어 까맣게 익은 쥐눈이 거두었다.
손톱달 떴다.  - 주은

10월 17일 흙날
밀밭에 가보았는데 제법 싹이 자라있었다. 대부분 심은 자리에 싹이 나있었다. 처음 밀 싹을 보는 것 같아 더욱 기뻤다. 추운 겨울을 밀이 잘 이겨낼 수 있으면 좋겠다.  - 진혁

맨 웃열매까지 입 벌린 검은참깨 늦사리했다. 아까운 아람깨, 밭에 많이 떨어졌겠다. 털지 않고 절로 떨어진 깨더러 ‘아람깨’라 하는데, 깨 중 아람깨가 으뜸이랬다.  - 주은

10월 18일 해날
바싹 말라있는 장작을 쪼개서 아궁이 한켠에 차곡차곡 쌓았다. 도끼질을 하니 몸에서 열이 난다. 장작을 내리쳤을 때 바로 쪼개지는 나무를 보면 도끼질할 때 더욱 힘이 난다. 아궁이 옆에 장작더미 생겨서, 불 때려고 앉으니 아늑함이 느껴진다. 더욱 추워지면 방을 따뜻하게 해줄 나무를 가득 쌓아놓고 나니 벌써부터 몸이 따뜻해지는 듯.  - 예진

10월 19일 달날
밀싹이 성큼 올라왔다. 엄지손가락만한 싹이 불쑥 고개 내밀었다. 나름 가지런하게 줄맞추어 올라온 것 보니 마음이 좋다.  - 주은


밀싹이 고개 내밀었다, 멀리서도 푸릇푸릇한 녀석들이 눈에 딱 띈다. 모든 생명들이 갈무리되고, 나무는 잎을 떨구고 있는 가을, 밀에게는 지금이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봄이다. 쑥쑥 커서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어야겠다. 겨울, 봄, 여름 밭에 오랜 시간동안 자리잡고 있을 밀에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 남겼다.  - 예진

10월 20일 불날
밀 싹 난 걸 봤다. 돌같이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오느라 약간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 상원

가을강낭콩 말려둔 것 한 데 모아 콩깍지 깠다. 꼬투리가 연두색은 아닌데 덜 마른 풋콩이 좀 있었다. 풋콩은 따로 모아두고, 잘 여문 애들은 씨로 남겨두었다. 잎새 다 떨어지고, 누래진 메주콩 또 거두었다.  - 주은

저녁에 아궁이에 고구마 구워먹었다. 처음 구워먹어봐서 그런지 고구마가 숯검댕이가 되어서 먹을 부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새까만 겉껍질 속에 샛노란색 고구마 맛은 최고였다. 더욱 추워지면 아랫목에 엉덩이 지지며 고구마 나눠먹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추운 겨울이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한다.  - 예진

10월 21일 물날
거름더미 흙, 밭 흙, 숲 흙을 조금씩 가져와서 현미경으로 관찰해보았다. 현미경 배율이 낮아서 책에서 배운 원생동물들은 보이지 않았고, 그보다는 크지만,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생명들을 보았다. 톡토기를 많이 봤고, 개미와 날개응애를 보았다. 미세한 털들이 온몸에 나있는데, 이 털들이 아주 섬세하게 주변을 느끼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수로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털들이 떨어지고, 다리나 더듬이가 다쳐있었다. 그리고 처음 가져왔을 때는 움직이는 생명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이는 수가 턱없이 줄었다. 살짝만 떨어뜨려도 온몸이 다치는, 약하고 작은 생명들이지만 전체 흙을 바꿀 만큼 영향력이 크다.
밥상모심으로 도토리묵을 하기로 했다. 도토리를 말리고, 껍질 벗겨 빻은 가루를 물에 담궈 두면 떫은 맛이 가신다. 그래서 전분을 여러 번 물에 행구고 가라앉혀, 떫은 성분이 녹은 물을 버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나서 남은 전분으로 도토리묵을 만든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물을 빼주기로 했다.  - 은진

수확한 단호박으로 드디어 밥상모심을 했다. 어진이의 고구마와 함께 사과, 땅콩 넣고 단호박고구마샐러드 했다. 단호박, 고구마를 씻고 작게 잘라서 쪄주었다. 단호박과 고구마가 다 쪄지면 으깨어주고, 땅콩을 넣고, 조금 뻑뻑해서 두유를 넣어서 질기를 맞추어주고, 마지막으로 사과를 넣어주었다. 수확한 단호박 밥상에서 나눠먹으니 뿌듯했다.  - 예진

가을강낭콩 넣어 호박죽 쑤기로 했다. 내일 아침 호박죽에 들어갈 호박 손질하고, 삶아두었다.  - 주은

10월 22일 나무날
삶아둔 호박 으깨고, 물 넣어 끓이다가 쌀 갈아넣은 물 넣었다. 이때부터는 바닥까지 긁어주지 않으면, 금방 눌러 붙어 타버릴 수 있다. 초반에 살짝 눌러 붙었다가 빠르게 손 놀려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 가을강낭콩과 울타리콩 같이 삶으니 보래졌다. 콩 넣고 젓다가 꿀과 소금으로 간 맞추었다. 달짜근하니, 우리들 입맛에 딱이었다.  - 주은

마늘을 심었다. 마늘은 추위가 오기 전에 심고 다음해 봄에 수확한다. 마늘에 대한 두 가지 신기한 사실을 알았다. 첫 번째는 마늘을 심을 때는 한쪽을 심는데 수확할 때는 여러 쪽이 되어서 나온다는 것, 두 번째는 마늘이 겨울을 이기려면 추위가 오기 전에 땅에 뿌리 내려야 하는 것이다. 마늘이 홍천의 추위를 잘 견뎌내어 무사히 자라주면 좋겠다.  - 성은

10월 23일 쇠날
밭에 남아있던 팥을 모조리 다 수확했다. 열매가 다 거두어진 팥줄기들은 다 뽑아 밭에 덮어주었다. 또 하나의 밭이 마무리되었다. 기쁘다.  - 성은

상원, 해민, 은진, 진혁 성은, 어진, 예진, 주은 | 밝은누리움터에서 하늘, 땅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삼일학림 학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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