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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훈련은 멈추지 않는다
서석체육공원 풋살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중학생들

축구를 좋아하는 중학생들이 모여서 8월 15일에 열리는 풋살대회에 나간다. 꾸준히 연습을 해오다 7월 12일에 성인들과 연습경기를 펼치는 모습.


아직 아침 7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들린다. 아침시간 꽤 쌀쌀했던 날씨가 이제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딱 운동하기 좋은 날씨로 변했다. 그 날씨의 변화로 우리가 연습한 시간이 꽤 흘렀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올해 초 검산리 생동중학교 몇몇 학생들이 풋살대회에 나가고 싶은 사람을 자발적으로 모집해서 7명이 모였다. 그리고 옆마을 청량리에 사는 서석중학생 동근이도 함께 연습하며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풋살을 통해서 서로 잘 몰랐던 친구도 만나고 교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봄부터 무더운 여름까지 지난 4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을 했고, 이젠 정말 딱 한 달이 지나면(8월 중순)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2년 전 전국풋살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는 선배 한명이 코치로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화려한 발 재간과 넓은 시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실상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이다. 비슷한 또래의 선배를 통해 풋살을 배우는 과정 자체도 모두에게 신선하다.


풋살 기본기 닦고 전술훈련도 힘쓰고

일주일 훈련 흐름을 보면, 네다섯 차례씩 연습을 한다. 2~3일 아침에 모여 기본기 연습을 하고 주에 한 번은 서석체육공원 풋살장에 가서 전술훈련을 한다. 7월에는 삼일학림 선배들, 밝은누리움터 선생님들과 평가전도 치뤘다. 그동안의 연습 성과가 나타났는지 두 경기 모두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앞으로 지역 중학교 학생들, 지역의 청년들과도 평가전을 치르려고 하는데, 부족한 부분들은 연습을 통해 보완해가려 한다.

세상에서 그 무엇을 하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기본기'다. 무언가 화려해 보일지라도 기본기가 없는 이들은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공부든, 운동이든, 그 모든 것을 통칭하는 인생이든 모래 위에 쌓은 성이 되지 않기 위해선 기본을 잘 다져야 한다.

흔히 축구를 할 때 드리블을 멋있고 화려하게 하는 사람이 축구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드리블 역시 축구 기술 중 하나일 뿐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리프팅, 인사이드 패스, 트래핑 등이 축구의 기본이다. 그 후 움직이면서 패스 주고받기, 드리블하기, 슈팅하기를 쌓아간다. 이런 기본이 어느 정도 되면, 단순히 개인 기술의 차원을 넘어 팀 전체의 '전술'에 집중할 수가 있다. 전술훈련을 어느 정도 완성도 있게 하면 그 팀만의 색깔이 나온다.

우리 역시 이런 기본기 연습에 주력해왔다. 내 몸과 공이 혼연일체가 되길 바랐지만 처음엔 내 의지대로 공과 내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시간에 꾸준히 연습해온 성과로 이제는 어느 정도 풋살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아직 보완할 부분도 많다. '빠르기'를 향상시키고 '힘'을 더 길러야 한다. 모두 왼발 패스와 슈팅에 익숙하지도 않다.


몰랐던 친구도 사귀며 든든한 한 팀 이뤄

풋살은 단체경기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훌륭한 팀이 될 수 없다.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서로의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움직임이 겹쳐서도 안 되고, 패스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릴 때 빈 공간으로 뛰어들어 시의적절하게 패스를 해야 한다. 기본기는 꾸준히 하면 자연스럽게 느는 개인의 끈기와 관련된 부분이라면, 전술훈련은 '소통'이 중요하다. 어떤 개인의 뛰어남보다 전체가 하나 되어 마음이 '통'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이미 풋살대회를 경험한 한 선배는 "일상에서의 관계가 그대로 경기에서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하나 된 팀'이 되기 위해선, 단순히 경기장 내 기술뿐 아니라 경기장 밖 관계에서 서로 '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해야 한다.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소중한 경험 중 하나는 결국 이런 '소통'의 중요함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또 운동경기만큼 '기운'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없다. 굉장히 경기가 잘 풀리다가도, 한 순간 팀의 분위기가 가라앉는 경험을 했다. 서로의 마음이 힘들어지고 그것이 더 심해지면 풋살이 괴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처진 기운을 역전시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가 어떻든 더 큰 사람 되어 있길

또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학생들의 소중한 고백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학생은 '자신이 이렇게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이 처음이란다. 어떤 한 분야를 끝까지 연마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 그 학생은 끈기있게 지속적으로 한 가지를 집중해서 연습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 반면 한 학생은 자신에게 끈기가 부족한 것을 여실히 느꼈단다. 다함께 무언가를 할 때는 즐겁게 열심히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따로 혼자서 연습해야 할 때 그것이 의지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기도 했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풋살대회를 준비하며 자기 목표를 세우고, 자기 성숙의 과제를 인지하고 있다.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기, 실수했을 때 주눅 들지 않고 끈기 있게 끝까지 수비하기, 내 자신의 기분이 다른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행동하기, 옆에 있는 친구들과 잘 소통하기 등. 이렇게 제각각 다른 목표, 다른 꿈을 가지고 있지만, 풋살을 통해 우리가 진정 하나 됨을 누리고 느끼는 시간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대회가 끝나고 결과에 관계없이 우리가 연습한 이 시간을 온전히 잘 준비했기에, 서로가 소망한 작은 목표, 꿈들을 이뤄가며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을 우리 학생들을 기대한다.

박민수 | 밝은누리움터에서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축구부 감독을 하고 있다. 학생들, 주변 이웃들과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다 대회를 함께 준비하게 되었다. 축구를 더 잘 가르치고 싶어 요즘 보다 체계적으로 축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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