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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정직한 성찰, 비추는 관계로 여는 2013년

2013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지난해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다시금 꿈틀대는 희망, 그 희망을 품고 스스로 세우는 삶의 계획이 있기에 우리는 선물처럼 받은 새날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호 마을신문은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어떤 이들의 나직한 고백을 통해 우리 모두 새해 소망을 나누며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추동하는 힘을 얻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를 돌아보니, 제가 바랐던 것보다 더 풍성하게, 더 세밀하게 받은 은총이 컸습니다.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쉽게 넘어지는 때임을 경험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말씀과 기도, 수련하는 삶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직장인의 고백입니다. 그는 회사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몸에 무리가 되었던 지난해를 돌아보며 올해는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하되 일의 성과에 있어 거리를 두며 몸과 마음의 기운을 건강하게 지켜가려 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전망을 세워가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삶-공부-노동-꿈이 소통하는 것을 소망하고 있습니다.

"좋은 때에 이사 와서 행복하게 한 해를 살았습니다. 무엇을 하느냐에 우선하는 것이 누구와 함께하느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한 한 해였습니다. 새로운 배치 속에서 새롭게 해가야 할 공부와 관계의 과제들이 생겼습니다. 생기 있는 삶에서 생기 있는 관념이 나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잘 나누며 살겠습니다."

지난해 봄 홍천에 귀촌하여 살아가고 있는 한 청년의 나눔입니다. 그는 농생활 속에서 표면적 기술에 머무는 반쪽짜리 공부가 아니라 자연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큰 공부의 방향을 잡아가려 합니다. 힘에 부치는 노동을 하면서도 아침저녁으로 텃밭을 일군 시간이 회복과 충전이 되는 경험을 한 그는, 올해에도 틈틈이 밭을 일구며 천지의 기운과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생명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키워가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또한 농사철이 지나면 친구들과 함께 성서를 읽으며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틀을 놓치지 않을 계획입니다.

귀촌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이도 농사를 짓는다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이유를 더 깊이 묻고 내 삶을 전적으로 바꿔갈 대안으로써 농사를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홍천에서 살다가 새롭게 전업 농부가 되는 뜻을 품게 된 젊은이도 있습니다. 그는 농사한다고 밭과 일에 갇혀 다른 여유도 없는 채 지내는 게 아니라 늘 함께하는 사람들을 잊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또 아름답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을학교 예술수업에서 학생들과 춤추기를 해보며 잔치 같은 일상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홍천에 온 몇 년은 일하고 나서 저녁이면 쓰러지거나, 며칠 무리해서 뻗곤 했는데, 지난해에는 몸에 알맞게 노동하며 잘 지냈습니다. 건강한 밥상, 노동, 일정하게 자고 일어나는 생활을 통해 몸이 더 튼튼해졌습니다. 지난해 처음 독립적으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혼자 하기에 수월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부지런히 했을 때 할 만한 규모였습니다. 자기 책임하에 농사짓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애쓰고 있는데 왜 삶에 큰 성숙이 없을까 고민하면서 올해에는 하고 있는 것들을 간결하게 가지치기하고 삶의 중심을 농사에 두고 지내기로 했습니다.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어 선악과를 따먹은 교만한 인간에게 땅을 갈고 땀 흘리는 은혜의 자리를 주셨듯이 저도 정직하게 땀 흘리며 땅을 통해 겸손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단순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 보는 기질이라, 비슷한 고민 속에 너무 오래 맴돌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래의 여러 수들은 하나님께 의탁하면서, 내 앞에 있는 한 수만 단순하게 선택하고 정직하게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난해 직장에서 야근을 줄여보리라 마음먹었던 이 직장인은, 자기 아닌 다른 이들을 돌보면서 자기 집중의 기질을 넘어설 수 있었다고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대화의 기술이나 사교력에 좌우되는 인간적인 사귐에서 믿음을 가지고 만나는 만남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합니다. 함께 하는 관계를 통해 자기를 성찰한 그는 홀로 되는 침묵과 묵상의 힘도 일상에 들이는 수련을 하고자 합니다. 침묵과 묵상의 힘으로 올해는 여러 일을 벌이기보다 자연스럽고 질서있게 필요한 일에 집중하며 리듬감 있는 일상을 꾸려가려 합니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관계 속에서 우리의 소망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여행, 다이어트, 어학 공부, 연애 등 개인의 욕망에서 혹은 어디로부터 왔는지도 모르는 목표가 아니라 나를 비춰주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뜻을 품고 함께 이루어가는 시간. 2013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김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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