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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자라서 씨앗을 퍼뜨려주렴
씨방 달고 꽃 피웠으니, 곧 채종이다


"망종 무렵엔 발등에 오줌 싼다"는 속담이 있듯이 요즘은 좀 바쁘다. 망종을 전후로 팥, 녹, 조, 수수 같은 곡식 씨앗을 모두 심고, 봄에 심은 얼갈이배추를 수확해서 김치 담그고, 상추, 양파, 배추는 씨앗 채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토종 양파 꽃대가 올라왔다. 올 가을부터 홍천에서도 양파를 심을 수 있으리라.


작년 9월경에 비닐집에 토종 양파 모구 한 뿌리를 받아서 심었는데, 올봄에 넷으로 분화하면서 씨방을 달았다. 분화된 모구 중에 하나는 죽고 셋이 지지대 없이도 곧게 자랐다. 씨방을 달고 꽃을 피웠으니, 곧 채종이다. 채종까지 잘 마무리하면, 올가을부터 홍천에서도 양파를 심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올해 수확한 얼갈이배추는 F1종자를 받아 심은 것이다. F는 filial generation(후대)의 줄임말로 흔히 종묘상에서 파는 씨앗을 말하는데, 대부분 다시 심었을 때 제대로 수확을 해서 내는 씨앗 F2를 받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어떤 종자는 종묘상에서 사도 다시 자가 채종이 가능하기도 하다. 얼갈이배추는 어떤지 궁금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채종을 해보려고 한다. 얼갈이배추는 꽃대가 올라온 것을 중심으로 채종하려고 한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오이 지지대를 세웠다. 장마철에도 지지대가 잘 버티어 주면 좋겠다. 오이농사가 너희에게 달렸어.


밭에서 힘이 나지 않는 일 가운데 하나가 지지대를 세우는 것이다. 균형을 유지하고 힘을 받지 않으면 장마철에 쓰러져버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마을학교 친구들의 힘을 빌려서 즐겁게 오이 지지대를 세웠다. 장마철에도 지금처럼 오이가 힘차게 자라면 좋겠다.

토종고추


직파한 토종 고추도 힘차게 자라고 있다. 빨간 고추 되기까지 힘을 내서 채종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뭉쳐 있던 솔부추 뿌리를 조금씩 흩어 비오는 날 옮겨 심었다. 부추는 생육기간이 보통 10년 정도 되는데, 중간 중간에 옮겨 심으면 더 잘 자란다고 한다.

곰취


올해는 산나물로 곰취를 밭과 산 초입에 흩어 심었다. 계속 산나물을 사서 먹었는데, 사먹는 것도 모종으로 키워 매해 심는 것이라고 들었다. 우리 밭에도 심었다. 씨앗을 퍼뜨려 취나물과 고사리를 주변에서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곰취는 받은 씨앗을 직파해서 심었고, 몇 해 정도 씨받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곤드레는 서석5일장에서 나물 파시는 할머니께 얻었다. 곤드레 뿌리를 부탁드렸더니, 잊지 않으시고 산에서 몇 뿌리 떠와서 다음 장이 설 때 가져다 주셨다. 곤드레도 곤드레지만, 귀한 선물을 주신 할머니의 마음이 남았다.

오디


홍천에는 오디가 지천이다. 요즘 오디가 한창이다. 일하다가 심심하거나 배고플 때, 가까운 오디나무 옆에 서서 손바닥에 붉은 오디물이 들도록 따서 먹는 재미로 지낸다. 크면서 열매가 많이 달리는 오디나무가 있는가 하면, 열매가 작으면서 적게 달리는 오디나무가 있다. 똑같은 오디나무지만 열매가 작으면서 적게 달리는 오디 열매의 맛이 더 좋아서 그에게로 간다. 혼자 맛있게 오디를 따 먹다가 친구들이 생각날 때면, 모자와 손에 한 움큼씩 따와 나눠 먹는다. 입술에 까맣게 묻히며 오디를 받아먹는 친구들과 마주 웃으면, 더위가 날아가는 듯하다.

장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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