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와 화해의 영성, 떼제 경계를 넘어 순례하는 신한열 수사 서울 화곡동 시장 옆 좁은 골목길에서 '떼제공동체'를 발견했다. 낡은 나무문패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프랑스 떼제에서 온 수사들이 1979년부터 이곳에 터 잡고 살아왔다. 가난과 분쟁을 겪는 나라들에 들어가는 떼제가, 이토록 길게 한국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만큼 이 땅에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 상태가 길어졌기 때문인 듯싶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던 1962년부터 떼제 수사가 동유럽을 방문했던 것처럼, 이제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에서 고요한 침묵 속에 기도하며 언제 올지 모를 그날을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는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만남 매주 금요일 기도모임이 열리는 이곳 화곡동 '우애의 공동체'에서 5월 한 달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