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 저지 대회에서 본 희망 2016년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연수회 때 김영자 님을 뵈었습니다. 낮고 차분하면서도 걸걸한 경상도 사투리. 평생 농사만 짓고 사셨다는 밀양 송전탑 피해 마을 여성 농민이었습니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옆집 아줌마 같던 그 분은 제가 만난 누구보다도 마음을 울리던 연사였고 활동가였습니다. 강연 뒤 묻고 답하는 시간이 되었지만 정적이 흘렀습니다. “뭐 궁금한 거 없어예? 밀양엔 관심도 없슴니꺼?” 그런 것이 아니었지 만 그래도 쉽게 묻지는 못했습니다. 온몸으로 싸우실 동안 밀양 문제에 무심했던 게 미안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 3년이 흘렀습니다.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밭으로 향하던 때, 새벽 안개 속으로 검은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죽음의 송전탑 건설! 결사반대! ― 청량1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