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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닦으며 변화되는 꿈
삼일학림 청년학생으로 입학하여


낙엽을 베개 삼아 드러누웠다. 맑은 하늘이 보이며 눈이 트인다. 솔내음에 코도 시원하게 뚫렸다. 휘~ 하고 울리는 바람소리에 맞춰 새들은 재잘재잘 노래했다. 참으로 고요했다. 주기적으로 신경 쓰이던 스마트폰도, 얼키설키한 관계에 대한 걱정도,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 처리해야 할 직장업무, 미래에 대한 고민 등 복잡한 생각들이 자연스레 사라진 채 자연과 그것의 일부인 나만 느낄 수 있었다. '무념무상'의 시간이었다.


꿈을 찾는 것이 꿈인 시절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에 나를 걸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생각은 복잡했지만 단순하게 그저 남의 욕망을 나의 것으로 착각하며 그렇게 살았다. 우울과 희망을 줄타기하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났다. 그리곤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며 직업과 자아실현을 동일시하던 관념을 바꾸었다. ‘가슴 뛰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행복한 인생이다’는 인생철학도 자연스레 재해석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가슴 뛰는 일(직업)에 앞서 가슴 뛰는 일상을 살자고.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앞서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를 물었기에 답도 달라졌다. 그렇게 질문과 고민 끝에 강원도 홍천에 터 잡은 삼일학림에 입학했다. 주중엔 서울 직장인, 주말엔 학림 학생으로 사는 유쾌한 이중(?)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처음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16세 청소년부터 20대, 30대,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져 배움의 숲을 이루고 있다.

학림 수업을 통해 춤추듯 철학을 배우며 몸과 정신을 닦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농생활 수업을 통해 텃밭에서 생명을 품을 준비도 하고, 수학 수업을 통해 잠자던 수리능력도 깨우고 있다. 특정한 직업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더 잘 사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으로 다른 어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있다. 감사하다. 꿈을 찾는 것이 꿈이었던 나, 직업과 재능과 꿈을 지나치게 복합적으로 생각했던 나, 생각과 마음이 복잡하게 꼬인 나에게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복잡하고, 유혹 많은 세상에서 단순하게, 근원적으로 살기 위해 오늘도 수업 후 숲에 들러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보내야겠다.

김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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